“주니어 잡지·하키·농구 중계 등서 광고 뺄수 없다” 기존입장 고수
짐 빔, 마크 버번, 캐다나 위스키 등 제조사로 유명한 ‘빔 글로벌 스피릿 & 와인’(Beam Global Spirits & Wine)이 최근 중대 발표를 했다. 청소년들이 술을 접하지 않도록 술 광고할 때 조심하겠다고 했다. 청소년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광고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각 주의 법무장관들이 청소년들이 술 광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자는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벌이겠다는 방침에 따라 취해진 자발적 조치이다. 주 법무장관들은 술 제조사들이 술을 마실 수 없는 청소년들에게 술 광고를 하지 않도록 촉구했으며 술 광고를 성인들만을 타깃으로 하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정부들 “술 광고 타겟 음주적령 비율 70%보다 높여라”
위스키 제조사 ‘빔 글로벌 스피릿’만 75%로 자발적 상향
맥주에 맛들여 가는 청소년 음주예방까지는 아직도 먼길
주법무장관 37명은 술 광고에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밝힌 빔 글로벌 스피릿에 공동 서명한 서한을 보내 빔 글로벌 스피릿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빔 글로벌 스피릿은 앞으로 TV나 신문 등 매체에 광고를 게재할 때 시청자나 구독자의 최소 75% 합법적으로 음주연령인 경우에 국한하기로 했다.
현재 미 증류주위원회와 맥주위원회의 주류업계 ‘양대 산맥’이 술 광고 대상으로 설정한 음주적령 소비자 비율은 70%이다. 이번 빔 글로벌 스피릿의 조치보다 느슨한 기준이다. 이런 점에서 빔 글로벌 스피릿의 조치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빔 글로벌 스피릿의 조치는 다분히 상징적이다. 청소년들에게서 술 광고를 떼어내려는 캠페인의 입장에서 보면 실질적 효과는 아직 불확실하다. 왜냐하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술 광고의 상당부분은 맥주와 관련 술이기 때문이다. 이들 맥주 업계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고 있다.
맥주 업계는 청소년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교묘한 방법으로 광고를 낸다. 빔 글로벌 스피릿은 오히려 나이든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어 이번 빔 글로벌 스피릿의 조치가 주류업계에 확산될 지 알 수 없다. 맥주 업계의 반응은 비협조적인 내용이다.
앤호이저-부시, 밀러, 쿠어스 등 맥주업체를 회원으로 갖고 있는 맥주연구소의 제프 베커 회장은 “맥주업체들은 성인들만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청소년 음주에 대해서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내용을 이메일 메시지를 통해 밝혔을 뿐이다.
베커 회장은 ‘70% 고수’ 이유에 대해 “미국 음주적령 인구가 전체인구의 70%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굳이 75%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없으며 70%를 유지해도 청소년 음주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베커는 주 법무장관들이 선호하는 ‘85% 방안’을 따르려면 청소년들이 보는 잡지 에보니, 멘스 피트니스 등과 하키, 농구 TV중계에서 광고를 빼야만 한다고 말했다.
맥주 버드와이저를 만드는 앤호이저-부시의 홍보 및 소비자 담당 부회장 프랜신 카츠는 “우리는 업계에서 청소년 음주에 가장 강력히 반대하는 회사”라고 했지만 기존의 ‘70% 정책’에는 어떠한 변화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업계의 반응은 자동차 연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미니 쿠퍼만 ‘OK’라고 하고 개스를 마구 먹어대는 SUV 제조업체들은 시큰둥해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워싱턴의 비영리단체인 공공이익과학센터의 주류정책 프로젝트 디렉터인 조지 해커는 “앤호이저-부시, 디아지오 등 회사들은 의도적으로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광고를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류업계는 1998년 담배업계가 주 법무장관들과 협정을 체결한 것과 같은 길을 걷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담배업계는 이 협정에서 TV, 빌보드 광고를 금지하고 조 카멜과 같이 낙타 등 특정 캐릭터를 활용한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빔 글로벌 스피릿이 ‘75%’를 약속했다고 해서 기존의 정책이 청소년에 유해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광고 대상 가운데 음주적령 인구 비율을 상향조정하긴 했지만 자사의 술 광고가 청소년 음주와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빔 글로벌 스피릿에 보낸 서한에 공동 서명한 메인 주 법무장관 스티븐 로우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하는 것은 모래에 머리를 박고 숨는 것”이라며 현실부인 태도를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특약-박봉현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