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0대 초반의 주완이 엄마는 몸에는 명품 티가 나는 물건을 걸치고 있으며 차는 항상 벤츠를 탄다. 화장도 세련돼 아나운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샤핑을 다닐 때는 꼭 3~4세로 보이는 주완이를 데리고 다니는데 아주 특이한 패턴을 보인다.
처음 가는 가게에서는 100달러 미만 물건을 구입하고 현금으로 계산한다. 그리고 며칠 뒤 물건에 하자가 있다며 교환을 요구한다. 그런 줄 몰랐다는 업소 주인은 당황해하며 물건을 교환해주고 미안한 마음을 품게 된다.
그리고 며칠 뒤 주완이 엄마는 그 가게에 다시 나타난다. 대개 은행이 쉬는 일요일이다. 이번에는 1,000달러가 넘는 고가의 물건을 구입하고 체크를 제시한다. 체크를 받지 않는 업주들은 지난 번 일 때문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가 잠깐 고민한다. 이 때 주완이 엄마가 한마디 한다. “일요일만 아니면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드리는데….” 이런 식으로 해서 주완이 엄마의 수표를 받은 가게는 알려진 곳만 5군데가 넘고 부도 수표 총액은 2만 달러가 넘는다.
#2. 40개가 넘는 한국 제품 취급 업소가 있는 웨스턴플라자. 한국의 재래시장 상가를 연상시키는 이곳에서 최근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5년 이상 같은 몰에서 동고동락하던 업주 한명이 20만 달러가 넘는 돈을 이웃 업주들로부터 빌린 뒤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평소 이웃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던 ‘김혜경’(47·본명은 손영숙)으로 알려진 이 여인은 1만 달러, 2만 달러씩 돈을 빌린 뒤 어느 날 잠적했다.
가게를 팔려고 유유히 나타난 김씨의 남편은 돈을 갚으라는 업주들에게 “나는 그 여자와 법적으로는 부부가 아니다. 나는 그 여자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도리어 역정을 냈다. 현재는 김 씨는 물론 김씨의 남편도 이 몰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인타운에서 이들 부부를 보았다는 사람들의 증언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인사회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사기 행각들이다.
‘한인들은 정직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주변에는 그 반대 경우들이 많다. 통계를 봐도 2003년 기준 남한의 인구는 일본의 40%에 불과하지만 연간 범죄 건수는 한국이 일본보다 5배 이상 많은 29만2,000건이다. 인구 10만명당 발생하는 범죄 건수를 비교해도 일본이 46건인데 비해 한국에서는 584건으로 12배나 많았다.
주완이 엄마와 김씨 사건. ‘왜 한인사회에서는 이런 사건이 끊이지 않을까’하는 부끄러움을 쉽게 지울 수 없도록 하는 일들이다.
정대용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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