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이 13일 연습라운드에서 15번홀 벙커를 탈출하고 있다.
‘오크-몬스터’에서 벌어지는 서바이벌 게임
험난한 오크몬트의 벽을 넘어 영광의 트로피를 치켜들 챔피언은 누구일까.
‘골프계의 가장 험난한 테스트‘인 제107회 US오픈 골프챔피언십이 14일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의 오크몬트컨트리클럽(파70·7,230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선수들이 서로 맞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와 코스가 대결하는 스포츠인 골프에서 US오픈은 가장 험난한 테스트를 제공한다는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좀 심한 것 같다. 이미 미국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로 유명한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은 288야드 파3홀(8번)과 500야드 파4홀(15번), 667야드 파5홀(12번) 등 거리상으로 엄청난 홀들이 여럿 포진하고 있지만 실제 오크몬트를 가장 두렵게 만드는 것은 거리가 아니라 그린이다. 그린 위에 평탄한 지점이 거의 없을 만큼 굴곡이 심한데다 그린 스피드는 어거스타 내셔널이 울고 갈 정도로 빠르다. 선수들이 그린을 제대로 읽기란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내가 플레이해본 모든 코스가운데 단연 가장 어려운 그린이다. 윙풋(지난해 US오픈 코스)이나 어거스타 내셔널의 그린도 매우 어렵지만 그래도 거기에는 핀을 꽂을 평평한 지점들이 있다. 하지만 여기(오크몬트)서는 아직도 (그린에서) 평평한 지점을 아직도 찾지 못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난 1994년 오크몬트에서 벌어진 US오픈에서 우승했던 어니 엘스도 “US오픈은 물론 모든 대회 전체를 통틀어 역사상 가장 힘든 그린들이다. 더구나 러프까지 감안하면 아주아주 힘겨운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나마 선수들에게 하나 위안은 13일 오후 인근지역에 비구름이 몰려와 0.4인치의 비를 코스에 뿌린 것. 비에 젖은 그린은 대체로 어프로치샷을 잘 받아들이기에 훨씬 더 코스를 어렵게 만들기 원했던 USGA(미 골프협회) 관계자들은 다소 아쉬움을 나타냈으나 선수들에게는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물론 US오픈 코스의 가장 대표적인 무기는 깊고 질긴 러프와 깊은 벙커다. 오크몬트에 워터해저드는 하나도 없지만 러프가 워낙 깊고 질겨 러프에 빠뜨리면 사실상 물에 빠진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벙커에 빠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따라서 모든 선수들의 첫 과제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는 것이다. 페어웨이를 못 잡으면 파를 놓칠 가능성이 70~80%이상이 된다고 봐도 된다. 물론 페어웨이와 그린을 다 맞춰 정규타수내 온그린에 성공해도 워낙 까다로운 그린은 호락호락 파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파는 다른 대회에서 버디와 마찬가지다.
로리 사바티니는 이 코스는 ‘오크몬트’가 아니라 ‘오크-몬스터(참나무 괴물)’라며 캐디와 마지막날 꼴찌를 하는 선수가 40오버파를 기록할 지를 놓고 내기를 하기도 했다. 파드렉 해링턴은 “지난해 제프 오길비가 5오버파 스코어로 우승했던 윙풋은 여기에 비하면 매우 쉬운 코스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길비는 “US오픈처럼 코스가 어려울수록 상당수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져 오히려 일반대회보다 이기기 쉽다”고 말해 다른 선수들과는 다른 자세를 보였다. 과연 누가 골프의 가장 험난한 테스트를 1등으로 통과할 지 주목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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