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의 숀 라이트 필립스(가운데)가 수원 삼성 디펜스를 뚫고 있다. <이은호 기자>
10분 남겨두고 드로그바에 뚫려 첼시에 0 - 1
훨씬 강한 팀을 상대로 골을 먹지 않는 축구를 하겠다는 차범근 감독의 작전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한국 K_리그 대표로 나선 수원 삼성이 세계적 강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강호 첼시의 파상공세를 육탄으로 막아내며 분전했으나 끝내 종료 10분을 남기고 세계 최고 ‘킬러’중 하나인 디디에 드로그바에 결승골을 얻어맞고 분루를 삼켰다.
17일 카슨 홈디포센터에서 펼쳐진 2007 월드시리즈 오브 풋볼 첫 날 두 번째 경기에서 수원은 강호 첼시를 맞아 시종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으나 끝내 전력의 현격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이에 앞서 벌어진 LA 갤럭시 대 티그레스 UANL(멕시코)의 경기에선 티그레스가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객관적 전력에서 우세한 첼시를 맞아 일단은 골을 먹지 않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던 차범근 감독은 그 말대로 수비벽을 두텁게 세우고 역습을 노리는 것을 기본전술로 들고 나왔다. 브라질 용병 에두와 안정환이 투톱으로 나서고 미드필드에 김대의, 백지훈, 이관우, 김진우, 그리고 포백 수비라인에 양상민, 마또, 곽희주, 조원희를 포진시키는 4-4-2 시스템. 첼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은 ‘우크라이나산 득점기계’ 안드리 셰브첸코와 조 콜, 살로몬 칼루를 공격라인으로 세우고 마이클 에시엥과 프랭크 램파드, 시드니 시드웰로 중원장악을 시도했다.
탐색전이 끝나면서 첼시는 에시엥과 램파드 콤비의 위력이 힘을 발휘하면서 중원을 장악하고 수원을 서서히 압박하기 시작했다. 3분 셰브첸코가 곽희주의 볼을 뺏어 첫 찬스를 잡았으나 슛에는 이르지 못한 첼시는 콜과 칼루의 측면돌파로 수원 문전을 위협했고 12분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에시엥이 슬라이딩하며 강슛을 뿜었으나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와 선제골을 놓쳤다. 이후 수원은 전열을 정비하고 남은 기간 첼시와 거의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첼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무려 10명을 한꺼번에 교체하고 첫 10분동안 가공할 파상공세로 수원 골문을 맹폭했다. 드로그바와 숀-라이트 필립스, 아리옌 로벤 등이 돌아가며 수원 골문에 대포알 슛을 뿜어댔으나 수원은 골키퍼 김대환의 잇단 선방과 수비수들의 몸을 날리는 투혼, 그리고 단독찬스에서 드로그바의 슛이 골포스트에 맞고 튀어나오는 행운 등에 힘입어 간신히 실점을 면했다. 이후에도 계속된 첼시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분전하던 수원은 그러나 마지막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결승골을 내줬다. 후반 35분 왼쪽에서 넘어온 볼을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에서 잡은 숀 라이트 필립스는 수비수 키를 넘겨 반대쪽으로 칩샷 패스를 올렸고 이를 드로그바가 문전 정면 노마크 상황에서 그대로 오른발로 때려넣어 수원의 골문을 열었다. 이날 신들린 선방을 거듭했던 골키퍼 김대환도 이 슛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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