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15번홀에서 이날 8번째 버디를 잡는 순간 퍼터를 치켜들고 있다.
제89회 PGA챔피언십 2R
‘최저타 63’타이기록
최경주는 공동 19위
‘스톰’이 잠잠해지자 ‘타이거’가 기지개를 켜고 본격적인 사냥을 시작했다. 제89회 PGA챔피언십 첫날 2타차 리드를 잡아 이름 그대로 ‘스톰’을 일으켰던 무명의 그레이엄 스톰(29)은 대회 2라운드에서는 예상대로 전날의 깜짝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미끄럼을 탄 반면 스톰에 6타 뒤진 공동 23위로 출발했던 ‘황제’ 타이거 우즈는 ‘익스프레스 엘리베이터’를 타고 메이저대회 최저타 타이기록인 63타를 뿜어내며 단숨에 선두로 치솟아 올랐다.
10일 오클라호마 털사의 서던힐스컨트리클럽(파70·7,131야드)에서 계속된 대회 이틀째 2라운드에서 전날 2타차 단독선두로 나서는 기염을 토했던 스톰은 너무 꿈같은 스타트로 인해 흥분한데다 다음달 이른 아침 티오프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는 조바심이 겹치며 잠을 설친 여파로 이날 2라운드를 망치며 리더위치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그는 “어제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2시에 눈이 떠졌다. 그 뒤로 뒤척거리느라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모닝 웨이크업콜을 미스할까봐 걱정이 됐다. 평소엔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하는데 역시 메이저대회 선두가 되다보니 뭔가 다르긴 다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6오버파 76타를 친 스톰은 합계 1오버파 141타로 공동 13위까지 미끄럼을 탔는데 그의 리더자리를 가져간 우즈에게 무려 7타차로 뒤지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반면 우즈는 이날 그가 왜 ‘골프황제’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수퍼라운드’를 터뜨렸다. 전후반 각 4개씩 8개의 버디를 건져올리고 보기는 1개로 막으며 7언더파 63타라는 ‘메이저대회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사실 마지막 18번홀에서 15피트 버디펏이 홀컵을 한바퀴 돌아나오지 않았더라면 메이저대회 62타라는 신기록을 세웠을 뻔했다. 합계 6언더파 134타로 2타차 리드를 잡은 우즈는 이로써 시즌 첫 번째이자 통산 13번째 메이저 타이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우즈는 지금까지 36홀 리드를 잡은 7개 메이저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놓친 적이 없고 더욱이 서던힐스 코스는 지금까지 열린 6번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2라운드 리더를 챔피언에 등극시켰기에 이제 우즈의 우승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홈필드의 스캇 버플랭크는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 66타를 치며 합계 4언더파 136타로 우즈에 2타 뒤진 단독 2위로 올라섰고 스티븐 에임스와 전 US오픈 챔피언 제프 오길비가 버플랭크에 1타 뒤에서 공동 3위를 달렸다. 전날 스톰에 2타 뒤진 2위로 출발했던 잔 데일리는 첫 두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출발한 끝에 3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이븐파 140타로 우즈에 6타 뒤진 공동 9위로 내려앉았다. 공동 9위에는 어니 엘스와 애덤 스캇도 포함됐다.
한편 ‘탱크’ 최경주는 이틀 연속으로 1오버파 71타를 쳐 합계 2오버파 142타로 필 미켈슨,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파드렉 해링턴 등과 함께 공동 19위에 자리잡았다. 최경주는 이날 7번홀에서 유일한 보기를 범하고 나머지 17홀에서는 모두 파를 기록하며 안정된 페이스를 유지했으나 ‘황제’ 우즈가 63타로 폭발한 이상 대 변화가 있지 않는 한 메이저 타이틀 도전은 어렵게 됐다. 신인왕 후보인 앤소니 김은 이날 첫 홀인 10번홀에서 더블보기로 출발하는 불운을 딛고 이후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2오버파 72타를 기록, 합계 5오버파 145타로 컷오프라인에 턱걸이하며 주말 라운드에 진출했다. 반면 양용은은 합계 10오버파 150타, 공동 108위로 탈락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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