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계의 오랜 과제이던 물질과 반물질로 이루어진 포지트로늄 분자 생성 실험이 성공했다고 미국 학자들이 발표했다.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학의 데이비드 캐시디 교수 등 연구진은 전자에 그와 등량의 반물질인 양전자를 결합시켜 약 10만개의 디-포지트로늄 분자를 만들어냈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과학적 성과로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의 정체를 밝혀내는 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핵융합 에너지 개발이나 감마선 레이저 같은 에너지 집중 무기 개발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리학 법칙에 따르면 모든 일반물질 입자에는 등량의 반입자가 존재하는데 예를 들어 양성자에는 반양성자가 따르고 음의 전기를 띠는 전자에는 양의 전기를 띤 양전자가 따른다.
그러나 입자와 반입자가 만나면 고도의 에너지가 발생해 서로를 소멸시키기 때문에 극도로 짧은 시간동안만 포지트로늄으로 존재할 수 있고 곧 질량 전체가 감마선으로 변환된다. 1946년 이런 이론을 처음 제기했던 미국의 물리학자 존 휠러는 5년 후 처음으로 이런 원자, 즉 포지트로늄을 분리시켜 그 존재를 입증했다.
휠러는 전자와 양전자가 만날 경우 이 둘은 수소와 같은 원자를 만들어 내 아주 짧은 동안 두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입자 Ps2로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심지어 세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입자 Ps3의 존재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처럼 불안정하고 단명한 분자를 실험실에서 만들어내는 일이 너무도 어려워 지금까지 휠러의 이런 예측은 입증되지 못했다.
극도의 잉여 에너지를 지닌 두 개의 포지트로늄 원자는 자유 공간에서 서로를 밀어내기 때문에 결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캐시디 교수 팀은 2천만개의 양전자를 가둬두는 특수 덫을 제작, 다공질 실리콘 표면에 40억분의1초 동안 발사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구멍에 갇힌 양전자들은 전자를 붙잡아 포지트로늄 원자를 형성했으며 포지트로늄 원자들은 서로 연결돼 약 10만개의 2원자 분자, 즉 디-포지트로늄을 형성한 뒤 소멸됐다.
연구진은 이 실험이 성공했다는 증거는 디-포지트로늄이 소멸할 때 방출된 감마선에서 나온 뚜렷한 온도 변화곡선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실리콘에 갇힌 포지트로늄의 밀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이른바 `보즈-아인슈타인 응축(BEC)’이라는 특수한 상태의 물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EC는 초저온 원자들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이들 원자는 서로 결합돼 마치 하나의 거대한 원자처럼 운동하게 된다. 이런 물질 상태는 여러가지 실험에 사용되며 지난 2003년 하버드대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빛을 가두는데 성공했다.
물질과 반물질의 상호소멸은 의학분야에서 인체 입체 촬영용 양성자방출 단층촬영(PET) 기술로 활용되고 있으며 초강력 차세대 무기인 감마선 레이저의 이론적 기초가 되고 있다.
캐시디 교수는 감마선 레이저는 용도가 무궁무진하다면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연료를 가열시키는 실험에도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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