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소매업계 <끝>
‘위기 속에도 기회’오히려 확장
4달러대 세숫대야 냉면… 10년전 가격 마케팅도
경기침체에 경쟁 과열, 렌트 및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업소들이 다양한 부진 타개책을 선보이고 있다. 침체의 터널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소극적 사고에서 벗어나 ‘무엇이라도 해 보겠다’며 적극적으로 위기와 맞서는 것이다. “침체기에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아이템이나 전략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라는 한인업소들의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최근 문을 연 ‘별대포’의 종업원이 이 업소의 주 메뉴인 ‘세숫대야 칡냉면’을 고객에게 서브하고 있다. <진천규 기자>>
▲가격 공략형
한인타운 6가의 구이전문 식당 ‘별대포’는 얼마 전 개업과 함께 ‘세숫대야 칡냉면’과 해장국을 4.99달러에 치고 나왔다. 재료비, 인건비 등을 따지면 9달러 이상은 받아야 수지가 맞지만 신생업소라는 점을 감안, 홍보와 고객 유치 차원에서 과감히 결정을 내렸다. 반응은 기대 이상.
이수병 사장은 “세숫대야 냉면만 매일 점심 200그릇 이상 나간다”며 “특히 우리 식당을 다녀간 고객들의 입소문 효과가 쏠쏠하다”고 전했다.
‘알배네’는 개업 10주년을 맞아 ‘자장면 1만 그릇 공짜’를 내세웠다. 테이블 당 한 그릇의 자장면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모든 메뉴 가격을 10년 전 수준으로 내렸다. 이연단 사장은 “주머니 사정으로 외식을 부담스러워 하는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며 “특히 ‘강산이 한 번 변하기 전’의 가격이 소비자들의 추억과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스시미’는 이달 말까지 회덮밥을 4.95달러에 제공하는 것을 비롯 2.99달러 자장면 등 ‘부담 없는 가격’의 한 끼 식사가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하이브리드 식당형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메뉴가 공존하는 식당도 등장했다. 최근 오너가 바뀐 3가 ‘낙지마을’의 경우 간판 한 쪽에 낯선 ‘덴라꾸’라는 새 상호가 붙었다. 낮에는 기존의 ‘낙지마을’ 메뉴가 그대로 서브되지만 밤에는 일본식 바비큐 전문점 ‘덴라꾸’로 변신한다. 각각 낮과 밤에 경쟁력이 더 큰 메뉴를 내세워 매출 증대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한 곳에 2개의 식당이 자리 잡은 셈이다. 또 코리아타운 플라자내 ‘낙지마을’은 얼마 전 추어탕을 메뉴에 추가, 전체 매상 중 30%에 육박할 정도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웰빙·블루오션형
비즈니스의 화두가 되고 있는 웰빙과 블루오션도 경기침체 타개 전략으로 부상했다. 정수기 렌탈 전문인 ‘웅진코웨이’는 한인들 사이에서 일반화되고 있다지만 가격 부담 때문에 망설이는 비데와 공기청정기에 대해서도 렌탈을 시작했다.
올 여름 찜통더위 덕을 톡톡히 본 업체 중 한 곳은 ‘JD월드’다. 이 업체가 시장에 선보였던 얼음조끼가 불티나게 팔렸기 때문이다. 올 판매량은 지난 해 2배 이상. “아이스 팩만 교환해 주면 매년 쓸 수 있는 실용적 제품”이라고 밝힌 정규섭 사장은 “이참에 겨울에는 몸의 체온을 높여 주는 ‘발열조끼’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격 확장형
부진한 경기탓에 대부분 한인업소들이 ‘현상 유지’쪽에 무게를 두는 요즘 반대로 확장경영에 나서 눈길을 끄는 업소들도 있다. 한국식 바비큐 전문점 ‘화로사랑’은 지난 6월 가디나와 부에나팍에 문을 연 데 이어 오는 11월에는 LA 한인타운에도 진출한다. 1년이 채 못 되는 사이 3개 매장을 오픈하는 셈이다. 특히 코스모스 빌리지내 공사가 진행중인 타운지점은 4,000스퀘어피트 규모로 가장 고급스런 식당으로 꾸미겠다는 게 한성덕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위기의 틈 속에도 성장의 기회는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건강식 바람을 타고 가디나, 세리토스, 로렌하잇, 가든그로브 등 외곽에서 먼저 인기를 모았던 ‘두부마을’도 조만간 LA 한인타운 윌셔가 한복판에 지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재미중소기업협회 양근수 회장은 “문을 열고 들어온 고객이 돈을 쓸 기회를 차버리면 안 된다”며 “보통 때는 물론 경기침체기일수록 서비스가 성공을 좌우한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라”고 강조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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