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알선교회, 은광교회, 상록회 등 단체참가 늘어나,
일석삼조 효과 톡톡
○…본사가 매년 개최하는 거북이마라톤대회가 해가 거듭될수록 한인들의 ‘최고 건강대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골프나 축구대회 등과 달리 남녀노소는 물론이고 단체, 가족, 친구들이 함께 참석할 수 있는데다 단일 행사로는 최대 규모의 한인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이다.
성도들과 함께 이번 대회에 단체로 참가한 페더럴웨이 은광교회 손항모 목사는 “이민생활 속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행사는 거북이마라톤대회가 유일한 것 같다”며 “가을 정취도 만끽하고 체력도 다지고, 한인들의 우애와 단합도 다질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즐거워했다.
매년 거북이마라톤대회에 부부가 함께 참석한다는 페더렐웨이의 동열모(82) 할아버지는 “부부간에 함께 걸으면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부부애를 쌓았다”며 “앞으로 거북이마라톤대회를 더 자주 개최해달라”고 주문했다.
“88세지만 아직 팔팔”
○…이번 대회의 최연소자는 페더럴웨이에 거주하는 최종수씨 부부의 아들인 마이클 최군으로 3세였고 최고령자는 올해 미수(米壽)로 88세인 김기남 할머니였다.
최군은 엄마아빠 손을 잡고 걷다가 힘들면 잠깐씩 유모차를 탄 채 4마일 코스를 완주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새벽 기도를 마치고 대회에 참석했다는 김 할머니는 돌아오는 길에 한차례 휴식을 취하긴 했지만 끝까지 완주한 뒤 “팔팔(88세)이니까 팔팔하다”며 “앞으로 10년은 더 대회에 나올 수 있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3세대 차이가 나는 최군과 김할머니는 걷다가 우연히 만나 잠시 손을 잡고 함께 걷기도 했다.
건각 등산회 회원들 단합 과시
○…시애틀 한인등산회 소속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 정기 모임을 거북이마라톤대회로 대체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회원들은 “한인사회에 걷기 운동을 전파하는 한편 등산인구의 저변도 확대하기 위해 산행 대신 거북이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며 “높은 산을 오르는 것도 좋지만 맑은 도시의 아침 공기를 마시며 걷는 것도 색다른 맛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출발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는 등 남다른 단합을 과시했다.
잠 안자고 나와 7시에 등록
○…이날 대회에 맨먼저 등록한 참가자는 시애틀의 한 미국 식당 요리사인 한정열(30ㆍ여)씨였다. 그녀의 도착 시각은 대회시작 2시간전인 오전 7시. 한씨는 “전날 16시간 일을 했는데 잠을 자면 대회에 늦을까 봐서 아예 잠을 자지 않고 일찍 나와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한씨는 “건강을 지키고 살을 빼는 데는 걷는 것 만큼 좋은 게 없다”면서 “혼자 걷는 것도 괜찮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걷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고 말했다.
장애우들엔 안성맞춤 행사
○…이날 대회에 가장 많은 인원인 60여명이 단체로 참가한 밀알선교회의 이종희 목사는 “몸이 불편한 장애우들이 왕복 4마일을 걷는 것이 힘들 수는 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꿈을 키워주기 위해 올해 대회에도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장애우들에겐 자신감은 물론이고 ‘함께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의미에서 거북이마라톤대회 만큼 좋은 행사도 없다”고 말했다.
변덕날씨도 화창하게 바뀌어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시애틀의 날씨도 이번에는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날 새벽까지도 비가 쏟아져 행사도중 비가 내리지 않을까 우려됐으나 마치 행사를 도와주기라도 하려는 듯 걷기에 최적의 날씨를 보였다.
출발 전 구름이 끼고 다소 쌀쌀했던 날씨는 걷기 행사가 시작되자 포근해졌으며 중간에는 푸른 하늘에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을 정도로 햇빛까지 드러내 운동효과를 톡톡히 낼 수 있도록 해줬다.
뛰어서 반시간만에 완주도
○…걷는 것을 원칙으로 했던 이번 대회에서 참가자 가운데 일부는 자신의 체력을 스스로 테스트하기 위해 조깅으로 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날 오전 9시30분 출발한 지 30분여만에 출발점으로 되돌아온 참가자들도 상당수에 달했다. 반면 정상인에 비해 걸음이 느린 일부 장애우들은 출발한지 2시간이 넘어서야 코스를 완주했지만 “그래도 대견스럽다”며 주위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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