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이 이른바 `인공 원자’간의 정보 이동 및 저장에 성공함으로써 미래의 컴퓨터인 양자 컴퓨터 기술에 획기적 진전을 이룩했다고 밝혔다.
예일대와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과학자들이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한 별개의 연구 성과는 현재 가장 빠른 슈퍼 컴퓨터보다도 수백만배나 빠른 계산 능력을 가진 양자 컴퓨터 양산의 기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과 0의 두 가지 형태, 즉 2진법 `비트’로 정보를 저장하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양자 컴퓨터에서는 이른바 `큐비트’라 불리는 양자비트 하나로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표시할 수 있어 트랜지스터가 `ON’과 `OFF’ 사이의 수없이 많은 상태를 오가기 때문에 기존 컴퓨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계산능력을 갖게 된다.
두 연구팀은 `큐비트’라 불리는 초전도 회로 두 개 사이에 광자를 집어넣는 방법으로 20㎜ 길이의 나노 회로, 이른바 `양자 버스’를 타고 정보가 이동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NIST 연구진은 전기저항을 제거하기 위해 초저온 상태로 유지되는 나노회로를 고안했는데 이번 실험에서 이 회로는 정보를 10 나노초 동안 저장했다.
한편 예일대 팀은 두 개의 큐비트가 서로 정보를 교환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두 개의 큐비트를 연결한 것이 과학계 최초의 성과는 아니지만 컴퓨터 칩처럼 비교적 긴 거리에서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두 연구가 보여주는 미래의 전망은 확장성과 기존 칩기술 응용 가능성이다.
확장성이란 수많은 균일한 상태의 큐비트망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아직까지는 실현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으로 초전도 큐비트 사이의 상호작용이 원칙적으로 확장가능한 양자버스를 통해 조절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큐비트들과 이들을 연결하는 회로를 만들어내는 기존 칩 기술을 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새 연구의 커다란 이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양자 컴퓨터 기술 개발에 가장 큰 난관 가운데 하나는 정보를 지닌 광자를 원자 수준에서 묶어두는 것이었다. 광속으로 운동하는 광자는 빛의 형태를 띤 전자장 스펙트럼 속에서만 볼 수 있지만 스펙트럼의 양극인 X-선과 감마선 속에도 존재한다.
예일대 팀의 조해니스 메이저 박사는 단 한 개의 광자와 상응하는 전자 신호들을 제어할 수 있어야만 한다면서 예를 들어 휴대전화는 매초당 1천억조개의 광자를 방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들의 실험이 아직까지는 최고 10큐비트를 한데 묶어 이동시키는 수준이라면서 최초의 양자컴퓨터가 탄생하기까지는 아직 10~20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리.뉴욕 AFP.블룸버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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