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ch Underdog?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보다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스포츠 이벤트가 없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점친 전문가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고, 그 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우승과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의 우승도 8개 플레이오프 진출 팀 중 가장 열세로 평가됐던 팀이 예상을 뒤엎은 케이스였다. 2004년에도 보스턴 레드삭스가 뉴욕 양키스와의 7전4선승제 시리즈에서 3패를 당한 뒤 살아나 86년 된 우승의 한을 푼 시나리오는 그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올해는 그 어느 ‘언더독’이 파란을 일으킬지 궁금하다. ‘언더독’뿐인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를 점검해 본다. <이규태 기자>

<콜로라도 로키스(90승73패) 대 필라델피아 필리스(89승73패)>

로키스는 정규시즌 마지막 14경기서 13승을 거둬 샌디에고 파드레스를 ‘타이브레이커’ 경기로 끌고 간 뒤 연장 13회초 2실점 후 13회말 3점을 뽑은 기적의 역전승으로 구단 사상 두 번째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이룬 팀이다. 올해의 신데렐라다.
하지만 필리스 또한 마지막 17경기서 7게임차로 앞서가던 뉴욕 메츠를 잡고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른 팀이다. 메이저리그 디비전 레이스 사상 최대 역전극의 주인공이다.
이 시리즈는 메이저리그 최고 상승세 팀들 간의 대결이다.
타선은 둘 다 막강하다. 필리스에는 강력한 MVP 후보인 지미 롤린스를 비롯해 라이언 하워드, 체이스 어틀리 등이 줄줄이 나온다.
로키스에도 맷 헐리데이란 MVP 후보가 있으며 터트 헬튼, 개럿 앤더슨, 브래드 합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다.
하지만 로키스에는 콜 해멀스(15승5패)란 확실한 에이스가 있다. 2차전 선발 카일 켄드릭(10승4패)도 만만치 않으며 제이미 모이어(14승12패)도 플레이오프 경력이 풍부한 백전노장 승부사다.
반면 로키스는 플레이오프 경력이 전혀 없는 루키 우발도 히미네스, 프랭클린 모랄레스, 제프 프란시스 등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브라이언 푸엔테스와 매니 코파스가 버티고 있는 불펜은 로키스가 역간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예상 - 필리스 3승1패>


<내셔널리그의 강력한 MVP 후보로 꼽히는 필리스 내야수 지미 롤린스. >

<시카고 컵스(85승77패) 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90승72패)>

팀 연봉이 엄청난 컵스는 당연히 플레이오프에 올랐을 팀이다.
반면 어린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다이아몬드백스(D백스)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테리 팀이다.
“D백스가 어떻게 계속 이겨 나가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하는 NL 스카웃들이 있을 정도다.
1차전은 작년 사이영상 수상자 브랜든 웹(D백스) 대 ‘먹튀’ 카를로스 삼브라노의 대결로 홈 필드 이점까지 안고 있는 D백스의 승리가 예상된다. 하지만 2, 3차전은 테드 릴리(15승8패)와 리치 힐(11승8패)을 선발로 내세우는 컵스가 유리하다.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들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컵스에 유리하다. 알폰소 소리아노, 아라미스 라미레스, 데릭 리 등 파워히터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리즈가 불펜대결로 펼쳐지면 D백스가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D백스에는 호세 벨베르디란 확실한 클로저가 있는 반면 컵스의 라이언 뎀스터는 기복이 심하다. 컵스는 에이스 삼브라노도 믿을 수 없는 투수다.
한편 6차례 정규시즌 맞대결서는 D백스가 4승2패로 컵스를 눌렀다.
<예상 - D백스 3승2패>


<내셔널리그 MVP는 롤린스가 아니면 로키스 외야수 맷 헐리데이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