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크로 팩-10 레이스 예측불허 혼전 돌변

‘USC-Cal’ 2파전에서 5개팀 이전투구 양상으로
USC 우승가도 첩첩산중…난적들과 원정경기 부담 커

대학풋볼 월드의 ‘지축’을 뒤흔든 스탠포드의 USC 격파는 팩-10 컨퍼런스 레이스에도 자동적인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올 시즌 시작과 함께 대부분 전문가들은 11월10일 버클리에서 펼쳐질 USC 대 캘리포니아 전의 승자가 팩-10 컨퍼런스 챔피언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지난주까지만 해도 전승으로 순항한 USC와 캘리포니아가 AP랭킹 2, 3위에 올라 팩-10 레이스는 예상 시나리오대로 가는 듯 했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스탠포드 반란’이 터져 나와 모든 것이 엉망이 됐다. USC-캘리포니아 일전으로 깔끔하게 결정될 것 같던 팩-10 레이스는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고 이제는 최고 5개팀이 우승트로피를 놓고 이전투구를 펼쳐야 하는 양상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물론 현재 리그 순위에서 바닥을 기고 있는 워싱턴과 워싱턴 스테이트도 실제 전력에선 이들 상위권 팀에 크게 처지지 않지만 이미 리그경기 패수가 많아 현실적으로 우승레이스에 다시 뛰어들긴 힘들어 보인다.
현재 팩-10 컨퍼런스 순위를 보면 애리조나 스테이트(6승)와 UCLA(4승2패)가 리그전적 3승으로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고 캘리포니아(5승)가 리그 2승으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이어 USC와 오리건(이상 4승1패)이 리그전적 2승1패와 1승1패로 4, 5위에 올라있다. ‘꼴찌’ 스탠포드가 ‘무적’ USC를 깨는 마당에 이미 상위권인 5팀간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별 의미가 없지만 일단은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스테이트, 그리고 USC가 아직도 유력한 선두주자이고 UCLA와 오리건은 이들을 추격할 다크호스로 분류해야 할 것 같다.
현재 이들 5팀간의 남은 맞대결 일정을 보면 USC의 팩-10 타이틀 6연패 가도는 한마디로 첩첩산중이다. 오는 13일 방심할 수 없는 상대 애리조나와의 홈경기를 치른 뒤 20일 노터데임 원정부터 시작, 다음 5게임 가운데 4게임을 적지에서 치러야 한다. 무엇보다 오는 27일 펼쳐지는 오리건 전을 비롯, 11월10일 캘리포니아, 11월22일 애리조나 스테이트 등 타이틀 경쟁자와의 대결이 모두 원정경기라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감을 안겨준다. 또 12월1일 펼쳐지는 UCLA와의 경기는 홈경기지만 라이벌전. 아무리 USC라도 이런 계속된 지뢰밭을 상처없이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USC로서는 팩-10 타이틀과 내셔널 타이틀 희망을 이어가려면 이제 단 한 발자국도 물러설 여지가 없는 입장이다.
USC에 비하면 다소 낫다고 할 수 있지만 나머지 팀들도 안심할 입장은 못된다. 애리조나 스테이트는 캘리포니아와 USC를 홈에 불러들이지만 오리건과 UCLA 원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오리건을 적지에서 간신히 뿌리친 캘리포니아는 오는 27일 애리조나 스테이트 원정이 최대고비로 떠올랐지만 USC와의 홈 일전도 남아있다. 다크호스는 오리건. 비록 캘리포니아에 아쉽게 패했지만 USC와 애리조나 스테이트를 홈에 불러들이는 스케줄이 좋아 막판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UCLA는 남은 스케줄은 상대적으로 무난하지만 워낙 전력의 기복이 심한 도깨비 팀인데다 쿼터백 벤 올슨이 무릎수술을 받고 약 3~4주 못 뛰게 돼 끝까지 타이틀 레이스에 살아남을 지가 의문시된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