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날 교회나 성당에 가는 길에는 누구나 가장 아끼고 깨끗한 옷을 입고 집을 나선다. 그러고도 여자들은 최종 점검(?)을 위해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느라고 북적이곤 한다.
어린 꼬마와 늘 아슬아슬하게 도착하는 필자는 오랜만에 여유 좀 잡고 들어갔다가 우선 발 디딜 틈이 없는 입구에서 놀라고, 또 지독하게 코를 찌르는 냄새에 다시 기절할 뻔했다.
리모델링 공사가 아직 덜 끝나긴 하지만, 아니 웬 정화조 공사란 말인가?
돌아보니 모두들 엉거주춤 서서 구경하고 있거나 상관없이 열심히 화장을 고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바닥에선 곱게 정장을 한 차림으로 열심히 닦고 치우는 여자 분이 있었다. 그리고 한쪽 장애인 화장실 안에서는 노인 분의 말소리가 들렸다.
아이고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늙으면 죽어야지, 이렇게 조절이 안 되니 원… 대변을 가리기 힘든 연로한 교인의 실수로 인해 생긴 해프닝이라는 걸 간파할 수 있었다.
장소가 교회이니 만큼, 혀를 차거나 얼굴을 찡그리는 사람 하나 없었지만 그래도 스타일 구겨도 팔을 걷어붙이고 돕는 사람은 단 한 사람밖에 없었던 것이다. 담임목사 사모님만이 그 노인 분을 계속 위로하면서 안정을 시키고 옷을 추스르고 바닥을 닦고 방향제를 뿌리고 계시는 것을 보면서 헌금위원이랍시고 서둘러 본당에 도망치듯 들어가는 필자 모습이 많이 부끄러웠다.
예배시간 내내 목사님의 설교 말씀보다는 땀을 뻘뻘 흘리며 주변에 아랑곳하지 않고 애쓰시던 사모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 낮아지는 모습에 주저함이 없는 자세가 사모님을 만들었을까? 아니면 사모님이라는 지위가 그렇게 만든 것일까?
대규모 프랜차이즈 사업체 한 곳을 매매하는 에스크로에 직접 서명을 하기 위해 온 CEO 소위 회장님의 모습은 좀 남다른 면이 있었다.
우선 자신의 궁금한 점을 먼저 질문하는 법이 없었다. 에이전트나 셀러의 설명과 입장, 조건을 잘 경청하고 대부분 상대가 원하는 것을 쉽게 넘어가고 중요한 핵심만 확실히 하였다.
그리고 절대 상대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멘트나 자신의 욕심이 드러나는 속보이는 고집을 하는 대신 칭찬을 많이 하였다.
비록 매매가 진행되는 동안, 보고 받은 언짢은 내용들을 잊을 리는 없지만 내색 없이 좋았던 면만을 상기시켜 긍정적이고 유쾌한 방향으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정말 달라 보였다.
에스크로 직원이 차를 들여왔을 때에도 감사합니다 향이 참 좋군요 바쁜데 미안합니다 사무실을 나서면서도 인사말을 잊지 않는 그 섬세함을 보면서 경영자, 그리고 지도자가 되는 길은 낮아지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부동산이나 주택의 매매를 할 때, 건물의 상태를 깎아내려서 이미 흥정된 가격에 더 많은 크레딧을 받으려 필사의 노력을 하는 바이어들을 보기도 하고, 내가 살 때에는 다운 페이먼트를 30% 이상을 했는데 크레딧은 괜찮소?라고 가진 자의 티를 내는 셀러도 많다.
리더는 자신을 비롯한 모든 것의 좋은 면 혹은 장점에 포커스를 두는 반면 리더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단점에 중점을 둔다는 말씀을 들었다.
리더는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가 늘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만 결코 귀가 얇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
에스크로 클로징에 사업체든 건물이든 서로 단점만을 들먹이다 보면 결국 클로징은 연기되고 비용은 증가된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격려로 잘 마무리가 되는 클로징을 위해 정말 매일 기도하는 마음이다. 주인이 되기는 쉽지만 리더가 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우리 사모님처럼 존경받는 리더가 되기는 말이다.
(213)365-8081
제이권<프리마 에스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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