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병역 연기 비리가 뉴욕 등 유학생이 많은 타 지역에서도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위조 서류로 병역 연기를 받았던 유학생이나 서류를 대행했던 유학원들은 앞으로 한국 병무청이나 연방 이민국의 조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뉴욕에서도 유학원을 통해 위조 서류로 병역 연기 신청을 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뉴욕의 김모(24)씨는 올해 초 휴학을 하면서 위조 서류로 병역 연기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발생하면서 공문서 위조에 따른 처벌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김씨는 올해 뉴욕의 모 대학 재학 중 휴학을 하면서 군대 입영을 앞두고 있었다. 한국의 집에서는 병역을 마친 뒤 돌아가 학업을 계속할 것을 권했지만 김씨는 유학원을 통해 병역 연기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김씨가 찾아간 한 유학원에서는 모 대학의 재학증명서와 I-20를 위조로 발급, 총영사관에 접수시켰다. 김씨는 이를 위해 유학원에 4,000달러를 지급했다.뉴욕에 살면서 LA 유학원을 통해 편법으로 I-20를 발급 받아 병역을 연기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뉴욕에서 유학원을 통해 위조된 대학 관련 서류를 만들어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J유학원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재학 증명서나 I-20 등 서류만 만들어줄 경우는 1,500-2,000달러이며, 병역 연기신청까지 모든 것을 대행할 경우는 4,000-5,000달러 정도로 부르는 것이 값”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총영사관에서 서류의 위조 여부를 잡기도 어렵고, 그동안 대충 자료를 본 뒤 확인 없이 병무청으로 넘겨왔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이같은 사례를 수없이 많았는데 왜 이제 와서 터졌는지 모르겠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이처럼 한국 병역 연기 행위는 물론이고 신분유지를 위한 불법, 편법 I-20(입학허가서) 거래가 별다른 제재 없이 뉴욕, LA 등 대도시의 한인사회에서 공공연히 횡행하고 있는 것은 연방이민세관국(ICE)이 일부 유학원이나 브로커들이 유학생들을 상대로 대학 재학증명서를 위조하거나 돈을 주고 사고파는 행위를 잘 알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단속의 손길을 제대로 뻗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ICE의 로리 하리 공보관은 “미국 대학의 재학증명서나 입학허가서 즉, I-20를 위조하고 거래하는 사기행위는 한인사회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라며 “현재 ICE의 수사관들이 몇 건의 I-20거래나 위조 사례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연방정부가 유학생 통제용 ‘세비스’(SEVIS) 시스템을 도입해 관리하고 있지만 이는 테러범들이 유학생을 가장해 학생비자를 받고 미국에 입국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면서 “미국 체류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I-20를 사고파는 행위까지 단속하기에는 ICE의 수사 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한편, ICE가 2006년부터 LA등 11개 도시에 신설한 ‘위조 이민서류 단속 전담반’ 또한 비자나 여권, 영주권 관련 서류 위조 단속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단기 체류가 목적인 유학생들의 위조 서류는 단속대상의 우선순위에는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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