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송일정‘극비’소문만 무성
한미 관계당국, 날짜·경로 등 함구 일관
“17일 귀국” “LA 이외 공항 이용”난무
김씨 가족 “이명박 후보와 끝까지 싸울것”
한국 대선 정국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김경준 전 BBK 대표의 한국 송환이 임박하면서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초비상 상황에 들어간 가운데 구체적인 호송 날짜와 방법이 13일까지 안개 속에 가려 있다.
당초 김씨의 압송이 13일 새벽 출발하는 국적 항공기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 한국의 주요 방송과 신문의 취재진들이 LA국제공항에 대거 몰려 취재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벌어졌으나 결국 김씨 송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취재진들은 13일에도 하루 종일 LA공항과 다운타운 연방구치소 등에서 김씨의 송환 일정을 파악하느라 소동을 벌였지만 법무부 호송팀의 행방은 물론 미국 도착 여부와 어느 경로를 통해 호송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지 등이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한나라당 차명진(오른쪽)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전윤철 감사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이명박 대선후보와 관련된 주가조작 의혹사건은 김경준의 단독 사기행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
■송환 일정 철저 보안
현재 한국 검찰이나 미국의 당국자들도 김씨 송환 날짜나 경로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해 철저히 보안을 지키며 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갖가지 설만 난무하고 있다.
특히 호송팀이 실제 LA에 도착했는지, 김씨가 수감돼 있는 연방 구치소나 김씨의 신병을 인계할 연방 마셜과 접촉했는지 등이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다 13일 현재까지도 LA총영사관의 경찰 영사나 국정원 등 관계자들도 호송팀의 움직임과 관련 어떤 정보나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실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국무부의 김씨 송환 승인 결정 직후 LA공항을 답사한 것으로 알려진 워싱턴 주재 한국 대사관의 법무담당 영사가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점을 감안하면 이 담당자가 LA에서 호송팀과 접촉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이미 LA에 도착한 호송팀과 함께 움직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언제 송환되나
김씨의 실제 귀국 날짜와 관련해서는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이 “김씨가 17일 아침 귀국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밝힌 바 있고 또 “김씨 호송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으며 이르면 15일 LA를 출발할 것”이라는 말이 한국 법무부쪽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어 LA에서 15일 낮이나 16일 이른 새벽 시간의 국적기를 이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연방 마셜이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LA공항이 아닌 라스베가스나 샌프란시스코, 또는 시애틀로 이동한 뒤 인천행 국적기를 탈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항공사 직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씨의 가족들에 따르면 김씨 본인도 송환 날짜를 통보받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가족들에게 “매일 아침 안부전화를 할테니 어느날 안부전화가 없다면 송환된 것으로 알아달라”고 말했다는 것.
■한국은 비상체제
김씨 송환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씨 가족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김씨의 부친은 지난 12일 김씨 면회를 마치고 나온 직후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아들이 (한국에) 가서 (사실을 밝히기 위해)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김씨가 자신의 말을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물적 증거들을 어느 정도 갖고 귀국하느냐에 대선 정국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측은 김씨가 한국에 발을 내디디면서 내뱉는 말 하나하나에 대선구도가 요동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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