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상영되는 ‘백악관 공부’ 계기로 본다
미 국립문서보관소는 매달 역대 대통령 중 어느 한 대통령이 좋아한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는 ‘백악관 공부’라는 제하에 상영되는데 지난 10월은 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 H.W. 부시가 좋아하는 ‘카라데 키드’(The Karate Kid)가 상영됐다.
백악관 내 시사실에 전용 영사기사를 두기 시작한 것은 쿨리지 때부터. 케네디 전까지만 해도 영사기사가 영화사에 구걸하다시피 해 영화를 빌려 왔다. 이런 구걸 행각은 케네디가 일반 극장에서 ‘스파르타커스’(Spartacus)를 본 뒤로 끝이 났는데 스튜디오들은 그 뒤로 지금까지 미영화협회를 통해 백악관에 영화를 공급하고 있다. 다음은 미국의 유명 대통령들이 좋아하는 영화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 백설공주
그는 디즈니 만화영화 팬으로 특히 ‘백설공주’(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를 좋아했다. 그는 또 ‘카사블랑카’(Casablanca)도 좋아했는데 1943년 1월 막 개봉된 이 영화를 처칠과의 회담장소인 카사블랑카로 갖고 가 둘이 함께 봤다.
■존 F. 케네디 : 블랙 록의 흉일
그가 가장 좋아한 영화는 스펜서 트레이시, 어네스트 보그나인, 리 마빈 및 로버트 라이언 등 터프 가이들이 공연한 현대판 웨스턴 ‘블랙 록의 흉일’(Bad Day at Black Rock·1955). 외팔이 수사관이 서부의 한 작은 마을에 도착, 이 마을의 어두운 비밀을 폭로하는 내용의 드라마다. 케네디는 또 ‘스파르타커스’와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도 좋아했다. 그러나 자신의 2차 대전 중 실제 전공을 다른 ‘PT-109’은 케네디의 좋아하는 영화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다.
■린든 존슨 : 역마차
텍사스 출신의 존슨은 웨스턴 팬으로 존 웨인이 나온 ‘역마차’(Stagecoach)를 좋아했다. 그러나 그는 이 영화를 제외한 다른 영화 상영 때는 거의 내내 졸았다고 한다.
■리처드 닉슨 : 패튼
닉슨은 영화광이었다. 대통령 재임 때 무려 500편의 영화를 봤다. 그가 가장 좋아하고 많이 본 영화는 2차 대전의 영웅 패튼 장군의 활약을 그린 ‘패튼’(Patton). 그는 미 공군이 캄보디아를 비밀리에 폭격했을 때 이 영화를 무려 세 번이나 봤다고 한다. 물론 닉슨이 존경한 지도자도 패튼이었다.
■로널드 레이건
배우 출신의 대통령으로 낙관론자였던 레이건은 미 영화 중 가장 낙관적인 영화의 하나인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을 가장 좋아했다. 지미 스튜어트가 주연한 이 영화는 지금도 크리스마스 시즌 단골영화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빌 클린턴 : 하이 눈
게리 쿠퍼가 나온 웨스턴 ‘하이 눈’(High Noon)을 매우 좋아한다.
■아이젠하워 : 콰이강의 다리
재임 8년간 연평균 100편의 영화를 본 영화광이다. 그가 좋아한 영화는 ‘하이 눈’과 ‘콰이강의 다리’(The Bridge on the River Kwai)와 즐거운 뮤지컬 ‘7인의 신부’(Seven Brides for Seven Brothers). 그런데 아이크는 마리화나를 소지했다가 옥살이를 한 로버트 미첨을 싫어해 그가 스크린에 나타나면 자리를 떴다고.
■지미 카터:모두가 대통령의 사람
4년 재임 중 무려 465편의 영화를 본 또 다른 영화광 대통령.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카터는 백악관으로 거처를 옮기자마자 영사기사를 불러 G(전연령 관람가)와 PG(아동 관람 시 부모의 안내 요망) 등급 영화만 돌리라고 지시했다. 카터가 취임식 이틀 뒤에 백악관서 처음 본 영화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All the President’s Men)인데 이 영화는 그의 선임자 닉슨을 몰락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뤘다. 그러나 카터는 좋은 G와 PG 등급영화를 구하기 힘들자 ‘대부’(The Godfather)와 ‘차이나타운’(Chinatown)과 웨스턴 풍자영화 ‘불타는 안장’(Blazing Saddles) 등 R등급 영화들을 섞어가며 봤다.
<박흥진 편집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