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경관리국, 지칸스키 사망 보고서 공개
▶ 로버트 지칸스키씨 수하물 구역서 6시간 방황
업무부실 사과 대신 인력부족 핑계
통역 보완 등 개선책도 발표
사고 한 달 반이 넘게 해명이 없던 캐나다국경관리국이 마침내 입장을 밝혔다.
26일 알랭 졸리쿠르 캐나다국경관리국장은 지난달 14일 밴쿠버국제공항에서 경찰의 테이저 건을 맞고 숨진 폴란드인 이민자 로버트 지칸스키씨에 대한 국경관리국의 대응 보고서를 공개하고 5가지 개선책을 즉시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칸스키씨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 오후 3시 20분 경 밴쿠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40분 후 1차 입국심사대에서 신규 이민자인 지칸스키씨에게 2차 심사구역으로 이동할 것을 명령했지만 이 날 보고서에 따르면 지칸스키씨는‘무슨 이유인지 알려지지 않은 채’ 2차 심사구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수하물 수취구역에서 밤 10시40분까지 기다린 것으로 나타나 무려 6시간 30분 가량을 보안구역에서 아무런 통제나 안내도 받지 못한 채 머무른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후 조사과정에서 공항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지칸스키씨의 어머니가 아들과 수하물 찾는 곳에서 만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칸스키씨가 오랜 시간을 수하물 수취구역에서 머무른 이유가 밝혀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안구역의 통제를 담당하는 국경관리국의 느슨한 업무행태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밤 10시 40분 경 지칸스키씨가 공항 보안구역을 벗어나려고 할 때 또 다른 직원이 지칸스키씨를 2차 심사구역으로 안내했다. 여전히 언어 문제로 수속이 지체되었지만 폴란드어를 약간 할 줄 하는 직원이 있어 입국심사가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지칸스키씨는 2차 심사가 다 끝난 후에도 30분 가량 구역내 의자에 앉아 있던 것으로 밝혀져 장시간 비행 후에도 터무니없는 심사 과정으로 몸과 마음이 상당히 지친 상태였음을 보였다.
2차 심사과정중인 밤 11시 30분 경 지칸스키씨 식구를 찾는 공항 실내방송이 나왔으나 이미 지칸스키씨의 어머니는 캠룹스로 돌아간 후였다. 국경관리국은 지칸스키씨 어머니 집 전화에 음성녹음을 남겼다고 말했지만 지칸스키씨가 사망한 후인 다음날 새벽 2시 10분 경 음성녹음을 들은 지칸스키씨의 어머니가 공항에 전화를 걸었을 때 공항 담당직원은 “어제 저녁 지칸스키씨를 보았지만 지금은 보안구역을 떠났다”고만 말해 사건의 심각성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졸리쿠르 국장은 “유가족에게 사과한다”고 말하며 운영개선책을 즉시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같은 비극의 원인을 국경관리국과 밴쿠버공항 당국의 부실한 업무보다는 인력 부족 탓으로 돌려 기자회견 참석자들로부터 야유를 듣기도 했다.
이 날 발표된 개선책은 ▲국경관리국내 영·불어 제외한 기타언어 가능자 및 통역서비스 보완 ▲감시카메라 추가 설치 ▲보안구역내 순찰 강화 ▲국제여행객 및 환영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 ▲신규이민자에 대한 2차 심사시간 단축 등 5가지이다. /이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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