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뉴욕 시경(NYPD)은 신원을 알 수 없는 한인 여성이 뇌출혈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며 연고자를 찾는다는 도움을 요청해 왔다. 당시는 연고자가 빠른 시일 내에 나타나지 않을 경우 병원측이 여성의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해 사망 처리한 뒤 시정부를 통해 화장을 실시할 수 있는 긴박한 순간이었다.
특히 이름은 물론 나이와 거주지도 모르는 상태에 가족들도 뉴욕에 있지 않는다는 지인들의 말로 이 여성의 연고자를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한 가지 희망은 산소 호흡기를 낀 채 혼수상태로 병원에 누워 있는 여성의 사진이 실린 보도를 접한 독자들의 제보뿐이었다.
그러나 27일 한국일보의 보도가 나간 뒤 본 기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독자들의 제보가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미용실을 운영한다는 한 여성은 6개월 전 피해 여성으로 보이는 여성이 자신의 업소를 찾았던 것으로 생각된다며 기억을 더듬어 그 여성이 근무했다던 회사의 연락처를 알려 왔다.
또 다른 여성은 피해 여성과 비슷한 사람이 자신의 친구와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이 직접 이를 수소문해 결과를 신문사에 알려오기도 했다.
맨해턴에 위치한 한인 미술업계들도 이 여성이 맨해턴에 위치한 한 업체에서 그림을 그렸다는 보도를 접한 뒤 일부는 스스로 재학 중인 학생 및 교사들과 연락을 취해 주는 도움을 주기도 했다. 결국 이 여성의 연고자는 보도를 접한 한 뉴저지 목사의 도움으로 찾게 됐다.
이 여성의 남동생을 알고 있어 과거 피해 여성을 본 적이 있던 목사가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남동생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경찰서에 연락을 해 준 덕분이었다. 추워지는 날씨로 인해 한인사회의 마음도 얼어붙는 이 시기에 따뜻한 한인들의 온정으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윤재호
뉴욕지사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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