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윌셔 플라자 호텔 앞에 ‘김경준 가족’ 명의로 된 기자회견 취소 통보문이 붙어 있다. <이승관 기자>
검찰발표 뒤집을 카드 없나
전날“증거 제시”… 회견 1시간20분 전 취소
“검찰 자극, 김경준에 도움 안돼” 추측 무성
‘BBK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김경준(41)씨의 가족들이 5일 가질 예정이었던 한국 검찰수사 결과 반박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하면서 과연 그 이유와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씨와 부인 이보라씨는 5일 오전 11시 윌셔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지난 3일 예고했었으나 회견 예정시간을 불과 1시간20분가량 남겨둔 이날 오전 9시40분께 뚜렷한 취소 배경을 밝히지 않은 채 회견 취소를 통보했다.
특히 에리카 김씨는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이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관련돼 있음을 밝히는 증거와 자료를 제시, 검찰 수사가 잘못됐음을 입증하겠다”고 공언했던 터여서 갑작스런 취소 배경과 에리카 김씨의 현 소재,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등을 놓고 갖가지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취소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설들이 제기되고 있으나 검찰의 수사를 뒤집을 만한 카드가 더 이상 없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구나 전날 수사 결과 발표에서 검찰이 이 후보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이유를 조목조목 공개한 마당에 기자회견을 통해 불확실한 주장만 늘어놓을 경우 기소된 김경준씨에게 오히려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에리카 김씨 등 김경준씨 가족이 백기를 들고 더 이상 반발하지 않음으로써 김씨에 대한 형량이라도 낮추기로 결정하고 검찰에 이런 의사를 전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검찰이 에리카 김을 횡령사건의 공범으로 판단하고 범죄인 인도 청구절차를 밟아 국내로 송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기자회견을 하는데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따라서 김경준씨 개인에서 가족들로 혐의가 확산되는 등 갈수록 복잡해져 가는 상황에서 회견을 함으로써 자칫 사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에리카 김이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후속 대책을 논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일단 사무실 직원들은 “오늘 출근하지 않았고 회견 취소문을 내걸라고 전화로 알려왔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회견을 갑자기 취소하고 잠적함으로써 여론이 김씨 가족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조만간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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