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 수퍼보울 XLII 미디어데이 스케치
NFL 사상 첫 19전 전승 우승의 신화를 노리는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와 그 앞을 가로 막고 있는 마지막 챌린저 뉴욕 자이언츠가 29일 ‘수퍼보울 미디어데이’의 임무를 마쳤다. 선수들은 일생 가장 큰 경기를 불과 5일 앞두고 이 같은 ‘미디어 서커스’가 성가실 수도 있지만 프로 스포츠에서 팬 서비스는 초이스가 아닌 의무다.
올해는 패이트리어츠 쿼터백 탐 브레이디에 프로포즈를 하겠다며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멕시코 TV 방송의 여기자까지 있었던 ‘촌극’ 속에 오는 2월3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피닉스대학 스테디엄에서 맞붙을 패이트리어츠와 자이언츠 선수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상 최다 4,786명의 기자들로부터 별의 별 질문을 다 받았다.
물론 최대 관심사는 패이트리어츠의 전승 우승이다. 시즌이 팀당 두 경기씩 적었던 1972년 마이애미 돌핀스가 해낸 후 사상 두 번째 ‘퍼펙트 시즌’의 한 발 앞으로 다가선 패이트리어츠는 현재 12점차 우세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패이트리어츠의 베테랑 세이프티 로드니 해리슨은 그 엄청난 정신적인 부담을 덜려는 듯 “우리는 역사가 아닌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임무에 충실하면 역사는 저절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자이언츠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이트리어츠가 7년 만에 4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반면 자이언츠는 1991년에 마지막으로 정상을 밟았기에 절대 양보할 수 없다.
멕시코 방송 TV 아즈테카의 이네스 고메스-몬트란 여기자는 풋볼 역사에는 별 관심도 없었다. 미니스커트 웨딩드레스에 빨간 하이힐을 신고 나타나 패이트리어츠의 미남 쿼터백 브레이디에 공개 프로포즈부터 했다. 하지만 이미 수퍼모델 걸프렌드를 둔 브레이디는 웃어넘기며 사양했다. 그리고는 가장 좋아하는 밴드가 ‘U2’며 영화에서는 멜 깁슨 또는 탐 행크가 자신의 역할을 맡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등 풋볼과는 거리가 먼 질문들에 성의껏 대답했다.
“Tom, Will You Marry Me?”“Eli, Are You a Mama’s Boy?”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의 로니 팩스튼이 수퍼보울 미디어데이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온 멕시코 방송 ‘TV 아즈테카’의 리포터 이네스 고메스 몬트를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이 여기자는 이날 패이트리어츠 쿼터백 탐 브레이디에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왔다고.
반면 자이언츠 쿼터백 일라이 매닝은 “마마스 보이냐”는 질문까지 받아 황당했다. 하지만 막내아들인 매닝은 “창피할 것도 없다”며 작년 수퍼보울 MVP인 페이튼 매닝(인디애나폴리스 콜츠 쿼터백) 등 형들이 대학으로 떠난 후 가까워진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해 솔직히 털어놨다.
한 팬이 애리조나주 피닉스대 스테디엄 앞에 마련된 ‘NFL Experience’전시회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올 비즈니스’다. 자이언츠의 탐 커플린 감독은 이 자리를 떠나며 “수요일부터는 낭비할 시간이 1초도 없다. 인터뷰는 미디어데이를 끝으로 내일부터는 경기에 대한 준비를 하는 데만 집중해야한다고 선수들에게 분명히 말했다”고 말했다.
뉴욕 자이언츠 쿼터백 일라이 매닝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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