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이트리어츠 18년차 LB 세아우
NFL 사상 첫 19전 전승 우승 신화를 노리는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에는 준결승 상대였던 샌디에고 차저스가 버린 선수들이 셋이나 있다. 차저스에서 버림받은 선수들이 패이트리어츠에서 꿈을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세이프티 로드니 해리슨(35)은 지난 2002년 차저스에서 방출돼 패이트리어츠로 이적한 뒤 이미 수퍼보울 챔피언십 링을 두 개나 손가락에 끼었다. 올해 3번째 우승 반지를 노리는 해리슨은 지난 20일 차저스를 21-12로 꺾고 결승 무대에 오른 후 TV 카메라를 바라보며 “한물 간 선수들 치고는 꽤 잘나가지?”라며 씩 웃었다. 차저스에게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다.
그러고 보면 패이트리어츠는 수퍼스타 와이드리시버 랜디 모스도 오클랜드 레이더스에서 두 손을 든 선수로 지난 오프 시즌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권만 달랑 주고 영입했고 간판스타 쿼터백 탐 브레이디도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뽑은 선수다. 2000년 드래프트에서 그 보다 먼저 뽑힌 선수가 무려 198명이나 된다.
따지고 보면 ‘무적함대’ 패이트리어츠는 ‘호화군단’이 아닌 ‘공포의 외인구단’이며 그래서 빌 벨리칙 감독이 ‘천재’ 소리를 듣는 것이다. 벨리칙 감독처럼 남들이 버리는 ‘파트’를 정확하게 어떻게 갖다 쓰면 되는지 아는 사람이 드물다. 벨리칙 감독이 7년만에 4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비결이 따로 없다.
이번 정규시즌 리그 최다 112리셉션을 기록한 모스의 반대쪽 와이드리시버 웨스 웰커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아예 뽑히지도 않았던 선수다. 초청선수자격으로 차저스 캠프에 참여했지만 너무 작고 느리다는 이유로 방출돼 마이애미 돌핀스로 갔다가 지난해 패이트리어츠로 트레이드됐다. 그래서 패이트리어츠는 전승가도를 달린 팀이고 돌핀스는 가까스로 전패를 모면한 팀이다.
세아우는 2년 전 은퇴까지 선언했던 39세 노장이다. 차저스에서 13년 동안 뛴 후 돌핀스로 트레이드된 뒤 부상에 시달리며 커리어가 끝난 것으로 보였다. 조금 더 뛰고 싶었지만 ‘친정 팀’ 차저스에서 ‘홈타운 히어로’에 끝내 기회를 주지 않아 2006년 가을 차저스 헤드쿼터에서 은퇴식까지 가졌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 날 벨리칙 감독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은퇴를 번복한 결과 18년 커리어 끝에 ‘친정 팀’을 꺾고 이 자리에 선 스토리가 눈물겹다.
세아우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라인배커다. 차저스 시절에는 12년 연속 올프로로 뽑혔다. 하지만 수퍼보울 챔피언십 링은 아직 없다. 하지만 차저스에서 “배신을 때린” 덕분에 하나 생길 전망이다.
패이트리어츠 동료들이 다 그가 챔피언으로 18년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길 바라고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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