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내 정교한 반도체를 수리하고 있는 한국인 직원들. 가장 정교한 부품인 반도체의 경우 결함 발생 때 한국에서 파견 나온 엘리트 수리요원들의 손을 거치게 된다.
사이먼 김 LG전자 헌츠빌 법인장
민간기업 건설 ‘해외공장 1호’ 자부심
헌츠빌 LG법인의 역사는 금성사(현 LG전자)가 450만달러를 투자해 컬러 TV 생산 공장을 세운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공장은 당시 한국 민간기업이 해외에 최초로 지은 공장으로 큰 화제가 됐었는데 TV 공장이 미국보다 임금이 훨씬 저렴한 멕시코로 이전하면서 2003년 서비스 법인으로 전환, 전자 및 가전제품 제조뿐만 아니라 애프터서비스 분야에서도 ‘1등 LG’를 외치며 1,200여 직원이 똘똘 뭉쳐 있다. 앨라배마주와 가장 먼저 인연을 맺은 한국기업 LG전자의 헌츠빌 법인을 방문, 임직원들을 만나봤다.
앨라배마 헌츠빌 - 글 구성훈·사진 이은호 특파원
82년 TV생산단지 세워… 5년전 서비스 법인 전환
가전제품 재생수리 등 주력… 콜센터 24시간 가동
미 전역 직원에 인터넷 교육 ‘고객만족 1등 서비스’
헌츠빌 국제공항을 빠져 나오면서 시내로 향하는 프리웨이를 타자마자 LG전자 헌츠빌 법인(LGEAI·법인장 사이먼 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건평 11만스퀘어피트의 건물 4동으로 구성돼 있는 헌츠빌 LG법인에는 LG전자가 생산해 미주시장에 판매하는 TV, 모니터, 핸드폰, 냉장고, 세탁기 등 각종 전자 및 가전제품 재생수리 센터와 미전역의 소비자들로부터 전화를 받는 각종 문의 또는 불만사항을 처리하는 ‘콜 센터’(Call Center), 부품세일즈 센터 등이 입주해 있다. 헌츠빌 법인에는 사이먼 김 법인장, 최덕진 기술담당 부사장, 김해룡 와이어리스 담당 부사장, 우상욱 최고 재정책임자, 이승룡 재무담당 매니저 등 서울 본사에서 파견 나온 간부급 직원 8명과 현지채용 직원 등 한인 100여명을 비롯한 1,2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직원의 60%는 정규직, 나머지 40%는 임시직이라고 LG측은 밝혔다.
사이먼 김 법인장은 “LG전자의 주력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핸드폰의 경우 헌츠빌 법인에서 매년 30만개를 수리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판매된 후 결함이 생긴 제품들은 먼저 일선 대리점으로 보내지는데 대리점에서 수리가 불가능한 물건들이 이곳으로 보내져 말끔히 수리돼 재판매 된다”고 말했다.
수리 인력은 대부분 히스패닉. 현지 고용 에이전시를 통해 신원조회 절차를 통과해야 채용된다고 한다. 김해룡 부사장은 “모든 제품은 5일 이내에 재생·수리 절차를 마친 뒤 등급과 가격이 책정돼 대리점으로 다시 보내진다”며 “좋은 물건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수한 애프터서비스가 뒤따라야 고객을 진정으로 만족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24시간 가동되는 ‘콜 센터’는 분주한 모습이었다. 쉴새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며 소비자 정보를 입력하고 전화를 걸어온 고객들의 불만사항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노력하는 서비스 요원들의 얼굴에는 강한 책임감이 묻어났다. 헌츠빌 법인의 가장 큰 자랑거리 중 하나는 인터넷을 통한 제품수리사 교육 프로그램. 지정된 일시에 TV, 핸드폰, 냉장고 등 고장 난 제품의 수리방법을 컴퓨터를 통해 미전역의 대리점 직원들에게 가르치는 첨단 교육방식으로 헌츠빌 법인 내 최고의 수리 전문가들이 교대로 강사를 맡고 있다. 각자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며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 제공’이라는 LG의 사업목적을 실천하려는 임직원들의 땀방울은 전자·IT 분야에서 ‘글로벌 탑 3’ 진입이라는 목표 달성을 한층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헌츠빌 LG전자 서비스 법인에 근무하는 히스패닉 근로자들이 대리점을 거쳐 들어온 핸드폰들을 수리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로 61번째 생일을 맞은 LG그룹(회장 구본무)의 대표 계열사로 2007년 전 세계에서 440억(44 Billion)달러의 매출을 달성,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1982년 미국 내 최초 생산법인인 앨라배마주 헌츠빌 컬러 TV공장을 설립했고 1995년 금성사에서 LG전자로 회사이름이 변경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 세계에서 100여개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핸드폰 생산 및 판매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제품 ▲모니터, TV, PDP 등 디스플레이 ▲오디오, VCR 노트북 컴퓨터 등 4개 사업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2004년 지상파 DMB 폰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2007년 세계 최초로 차세대 듀얼 포맷 플레이어인 수퍼멀티 블루 플레이어를 발표,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2010년까지 전자ㆍ정보통신 업계에서 글로벌 ‘탑 3’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 개요 및 연혁
▲대표이사: 남용 부회장
▲임직원수: 82,772명 (한국: 29,948, 해외: 52,824)
▲1958년: 금성사 창업
▲1959년: 국내 최초 국산라디오 생산 개시
▲1966년: 국내 최초 흑백 TV 생산 개시
▲1978년: 업계 최초 수출 1억달러 돌파
▲1995년: 금성사에서 LG전자로 사명 변경, 미국 제니스사 인수
▲1999년: LG전자-필립스 LCD, 합작회사 출범
▲2000년: LG정보통신 합병
인터뷰-사이먼 김 법인장
“고객 감동, 품질만큼 중요”
“LG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확 달라졌습니다.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더 만족할 수 있도록 애프터서비스에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지난 3년 동안 LG전자 헌츠빌 법인의 사령탑 역할을 하며 ‘고객 만족’에 집중해온 사이먼 김 법인장은 1983년 LG전자에 입사, LG 서비스 두바이 및 러시아 법인, 브라질 지사 등을 거친 ‘국제 서비스통’이다.
김 법인장은 “LG 브랜드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친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품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물건을 구입한 고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뭔가를 끊임없이 개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법인장은 이어 “완벽한 제품보다 덜 완벽하더라도 서비스를 잘 해주면 소비자가 더 감동을 받지 않겠느냐”라며 “미주시장에서 판매되는 LG의 제품 대부분이 고급이기 때문에 애프터서비스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LGEAI에 따르면 LG전자의 북미시장 점유율은 LCD TV 8%(4위), 플라스마 TV 10%(3위), 데이터 저장 24%(1위) 드럼세탁기 25%(1위) 등이다. TV쪽은 삼성이 강하지만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은 LG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LG측의 설명이다.
김 법인장은 헌츠빌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적당한 사이즈인데다 ‘남부의 환대’(Southern Hospitality)를 체험할 수 있고 외국 기업들에 대한 앨라배마 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어 근무환경에 대만족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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