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을 접수 전달하고 피고가 답변을 하게 되면 정식 소송은 시작되게 되지만 법정에서 재판이 있기 까지는 아무리 빨라야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모두 증거 수집과 관련이 있다. 원고와 피고 모두 자기 쪽에 유리한 증거나 증언을 수집하려 하고 상대방이 우리에게 불리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하는 일종의 게임과 같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최종 목적은 진실을 파악하려는 것이겠지만 그 진실이라는 것이 보는 각도에 따라서 혹은 보여진 모습에 따라서 판사나 배심원에게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소송이라는 게임에서 서로가 유리한 입지에 서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소송은 원고와 피고가 대등한 입장에서 공격과 방어를 할 수 있는 대심주의(adversaries system)를 근간으로 하고 있어서, 상호간에 증거 개시를 할 수 있고 서로가 가지고 있는 증거를 제공하고 나눌 의무가 있는데 이를 위해 서면질문(interrogatories), 선서증언(deposition), 증거자료 요청 등을 할 수 있다. 서면질문이나 증거자료를 요청하면 30일 이내에 상대방에게 답변과 증거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있으며, 선서증언을 통해서 증언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렇게 표현하면 단순한 것 같지만 바로 이 과정이 민사소송에서는 가장 노력하는 부분이고 힘든 부분이다.
선서증언은 일반적으로는 변호사가 증인을 소환하여 변호사 사무실에서 진실을 말할 것을 선서한 후 속기사가 그 내용을 받아 적는 가운데 변호사가 질문을 하고 증인이 답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증인은 당연히 진실을 말해야 할 것이지만 자기에게 불리한 증언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고 증인의 변호사는 상대방이 법적으로 주어진 권리 이상을 행사하지 않고 증인을 강압하든지 허용되지 않는 질문은 하지 못하도록 막고 후에 법원에서 재판에 사용될 것을 염두에 두어 미리 반대의사를 밝혀두기도 한다. 물론 이 과정도 판사 앞에서 이행되는 것이 아니므로 변호사간에 의견충돌이 있으면 법원에 이의신청을 하여 법원의 명령에 따라 계속할 수도 있다.
서면질문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답을 회피하거나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으려는 경우 대화로 해결되지 않으면 상대방은 법원에 재정신청혹은 법적 제재 명령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따라서 증언이나 증거자료를 요청하면 당연히 30일 이내에 주어져야 하지만 상대에게 불리하고 우리 측에 유리한 내용이 그렇게 쉽게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법원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유리한 고지에 서도록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선서증언, 서면질문, 증거수집 등의 과정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기술이 필요한 분야이므로 유능한 변호사의 도움이 유리한 소송 진행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213)388-5555
구경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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