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미국 교육당국이 갈수록 늘어나는 학교내에서의 집단적인 괴롭힘(왕따)을 막기 위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일선 교육 전문가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내에서 왕따를 경험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뚜렷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괴롭힘의 정도도 예전의 밀치기나 식대 훔치기 등의 수준을 뛰어넘는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 법무부가 지난 2005년 실시한 조사를 보면 ‘최근 6개월 사이에 왕따를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12~18세의 학생들 가운데 무려 28%가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4년 전 조사에 비해 2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들은 왕따를 경험하고도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왕따를 경험하는 사례는 이 조사 결과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로스앤젤레스 인근 옥스나드에서 발생한 한 중학생 살해 사건은 왕따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옥스나드 중학교에 다니던 로런스 킹(15)의 경우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공개한 이후 친구들로부터 몹시 괴롭힘을 당했고 급기야 말다툼을 벌인 이튿날인 지난달 12일 한 급우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이처럼 왕따가 만연함에 따라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를 괴롭히는 상대 학생 또는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어 교육 당국은 교사들의 대응방안을 훈련시키고 왕따 행위를 감시하는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가해자를 강력히 규제할 수 있는 징계안을 마련하고 있다.
과거 일선 학교 관리자들과 교사들은 학생들의 왕따에 관여하는 것을 꺼렸지만 1999년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학생 2명이 12명의 다른 학생과 교사 1명을 총격 살해한 뒤 자살한 사건 이후 태도는 급격히 바뀌었지만 여전히 왕따는 늘어남에 따라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
가톨릭 샌버나디노 교구의 경우 샌버나디노 카운티와 리버사이드 카운티 지역내에서 운영중인 가톨릭 부설 학교에서 ‘신의 창조물을 존중하자’는 프로그램을 도입, 학생들에게 왕따 금지 서약을 받고 있다.
또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측은 지난 2006년부터 왕따의 징후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교사들에게 지도하고 있고 각 가정에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왕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성적인 선호와 성별을 이유로 한 따돌림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쉴라 쿠엘(민주, 샌타모니카)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은 교육자들이 초기 단계의 따돌림을 즉시 중단시켜야 하며 이런 행동을 문제삼지 않고 지나치게 되면 괴롭힘의 강도가 더해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들은 그저 그런 아이들의 놀이가 아니라 위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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