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전 플러싱에서 미 이민 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서류 미비자들을 잡아가더니 최근에는 뉴저지 팰리세이즈 팍에 거주하는 한인 서류 미비자들이 붙잡혀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체포된 한인들은 미국에 살고 있는 그 어떤 한인들과 다름없이 더 잘 살아보기 위해 조국을 떠나 살아오다가 말 그대로 얼음(ICE)같이 차가운 단속국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불법 체류 문제는 당사자가 아니면 그 초조한 마음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영주권자들이나 시민권자들이야 ‘한인 서류 미비자가 체포됐다’는 기사를 보면 같은 동족으로서 약간은 안타깝겠지만 하루아침에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될 상황에 처한 당사자들의 처절한 마음을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미 이민개혁연맹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서류 미비자들은 약 1,300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 중 한인들은 약 25만명으로 추산된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을 200만 여명으로 가정했을 때 8명 중 1명이 불체자라는 뜻이다. 이번에 팰팍에서 체포된 한인들은 과거 음주기록이 신분노출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민 변호사들에 따르면 서류 미비자들의 신분 노출은 이와 같은 음주운전 및 각종 범죄 기록과 더불어 주위 사람들의 제보가 크게 작용한다고 한다.
서류 미비자들 스스로가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음주운전에 걸리는 상황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수 없겠지만 같은 한인들의 불법체류 신분을 당국에 신고하는 행위야말로 ICE 요원들보다 몇 배나 더 인정머리 없는 개탄 받을 행위라고 호소하고 싶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은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서류 미비자들에게 있어서는 인생이 걸린 문제다. 그런 그들의 곤경을 교묘하게 이용해 직장이나 일터, 심지어는 종교기관들마저 서류 미비자들을 착취하고 협박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9.11 테러사태 이후 미국이 불법 이민 단속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 주위에 있는 한인 서류 미비자들과 그 가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그들을 감싸주는 것이 ‘종이 한 장’의 여유를 갖고 있는 자들이 최소한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정지원/ 뉴욕지사 취재 1부 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