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석 정신과 전문의
질문: 딸아이가 지난해 대학을 졸업하고 맨하탄에 직장을 얻어 출퇴근하고 있는데 얼마 전부터 한 젊은 백인 남자가 퇴근길에 뒤따르는 것을 눈치채게 되었다고 한다. 며칠 전에는 모르는 남자로부터 “당신의 예쁜 모습에 첫 눈에 반했다. 만나고 싶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 이
남자는 얼굴도 험하고 옷차림도 이상하고 한번은 내 딸을 껴안으려고도 해서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고 한다. 그 후 겁이 나고 불안해서 딸아이는 직장에 사표를 내고 집에 있는데 늘 불안하고 잠도 잘 못자고 가끔 악몽을 꾼다. 남편이 친구한테 상의했더니 전문의에게 문의하라고 한다.
답변: 이같은 상황은 복잡하다. 왜냐면 여기에는 2명의 환자가 있고 경찰과 법원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미행자를 체포할 수 있는 법이 있다. 우선 미행자 자신이 정신병 환자인 경우가 많고 미행을 당하는 사람은 그 영향 때문에 불안증과 우울증, 상해 불안증 등을 앓게 되는 경우
가 흔하다. 미행자가 폭력을 휘두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미행자는 크게 다섯 부류로 나뉘어 진다.
첫째, 배척 당한 것이 분해서 미행하는 것으로 가장 흔하다. 과거 가까운 관계를 가졌다가 관계를 끊었거나 절연했을 때, 이혼 또는 별거 부부, 사랑하던 남녀가 깨졌을 경우 등에 주로 발생한다.
둘째, 상대와 가까운 관계를 맺기 원해 미행하는 경우인데 대부분 자기가 모든 상대를 사랑으로 정복할 수 있다는 망상을 갖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법적 제제를 받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참사랑을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셋째, 정신박약아의 경우이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기가 상대방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계속 미행을 하는 경우이다. 지능지수(IQ)가 낮거나 사교성이 발달하지 못한 사람이 주로 저지른다.
넷째, 원망스러운 미행자인데 상대방을 놀라게 하고 골탕 먹이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경우 피해망상이 있다.
다섯째, 약탈을 노리는 미행자이다. 이들은 성폭행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서 기회를 틈타 언제든지 갑자기 공격할 가능성이 많다.
질문자의 딸 경우 그 미행자가 두 번째나 마지막 유형일 가능성이 크다. 미행자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고려해야 하지만, 문제가 복잡하기 때문에 해결 방법 역시 여러 가지 관련돼 있다. 미행자를 본인이 직접 대결하는 방법은 피해야 한다. 경찰에 신고하고 법원으로부터 접근 금지
명령을 신청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변호사와 상담해야 할 부분이다.
미행을 당한 사람의 안전 수칙은 미행자에게 분명하게 다시는 가까이 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줄 것, 미행자와 더 이상 접촉을 피할 것, 미행자로 인해 발생하는 일을 정확하게 기록해 둘 것, 본인의 신상 정보를 보호할 것, 경찰이나 법원과의 연락망을 만들어둘 것, 자기를 보호할 수 있
는 안전망을 모색할 것, 일상생활이나 출퇴근, 외출 시 변화를 시도할 것, 긴급 상황 발생 시 계획을 세워둘 것 등이다.
질문자의 딸의 정신 건강 문제는 그 원인 제거부터 시작돼야 한다. 직장을 그만뒀으니 미행자를 마주칠 일은 없겠지만 이번 미행이 시작된 때부터 상담과 치료를 받았어야 했다. 불안감이 심해지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우울해지고 수면과 식욕을 잃고 심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지고 식은땀이 나는 등의 불안 공황 증세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정신 상태와 병이 깊어지면 다른 증세로 발전되기 때문에 상담 치료와 약물 치료를 서둘러 받아야 한다. 가족들은 과거보다 더 관심을 가져주고 함께 하는 시간과 대화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해자 본인 또한 혼자서 행동하는 것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행동하는 것을 당분간 권장하고 싶다.
자기 혼자만 이런 문제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지혜롭게 대처해 건강하고 자유로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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