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불경기(Downturn)인 것만은 사실인데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서는 전망은 견해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음을 보게 된다. 지난주 재무장관 폴슨을 위시해서 상하원 의회와 연방은행 총재 버냉키 등이 나빠지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그들 나름대로의 처방전을 내놓으면서 발표한 미국경제 현황에 대한 진단이 서로 달랐다.
버냉키는 미국 불경기에 대하여 온건한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주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국내총생산이 2008년 전반기에 크게 성장을 못하고(Not Grow Much) 약간 위축(Contract)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의회는 2주간 부활절 휴가로 지역주민들의 경제상황을 듣고 돌아와 주택시장을 구제하는 법안의 필요성을 민주당이나 공화당 할 것 없이 이구동성으로 제안하면서 “개솔린 값과 주택위기(Housing Crisis)가 미국 대중에게 가장 중요한 2가지 문제이다” “경제 어려움의 긴급성(Urgency)이 있다” “경제가 점점 나빠지고(Worse) 있다”는 등 미국 불경기가 심각함을 나타냈다.
재무장관 폴슨은 최근 오랫동안 연구하고 준비해온 금융재정시장의 안정을 위한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현 경제 상황에 대하여 ‘현존 혼란’(Current Turmoil)이나 ‘현존 시장 압박의 심각함’(Current Market Stresses Remain Severe) 등의 표현을 해 가며 심각한 불경기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면 과연 미국의 현 불경기는 얼마나 심각한가. 먼저 주택시장의 측면에서 작년 중후반부터 시작한 현 불경기는 주택 값이 떨어지는 데로부터부터 발원했다. 집값이 폭락하게 되니 서브프라임 모기지 융자자들이 포클로저에 나서기에 이르렀고 융자금융의 부족으로 융자회사들의 부도가 초래됐다. 더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반으로 조성된 ‘추가담보 부채채무’(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s)와 ‘신용 부실교환’(CDS: Credit Default Swaps) 등에 투자한 금융 투자회사들의 파산이 초래되면서 금융 재정시장의 불안 위기를 가져왔다.
집값이 작년 이후 10.7% 떨어졌는데 앞으로 몇 가지 징후가 주택가의 하락을 막을 것이라는 전망이 온건파의 주장이다. 단독 현존주택 판매가 1월~2월 상승한데다 주택구입 조건이 최근 좋아졌고, 전국부동산협회의 주택구입전망지표가 1월에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 등이 이들의 전망을 뒷받침 하는 근거이다.
그러나 집값이 앞으로 20% 이상 더 떨어진다는 심각파의 주장도 있다. 평상시 주택재고가 5개월 정도인데 작년 전반부터 계속 올라가기 시작하여 2008년 2월 단독주택은 10개월, 콘도는 12개월로 되어 있어 주택가의 하락을 부채질한다는 설명이다.
둘째, 모기지 금융시장의 측면에서 지금까지 420만 가정이 포클로저를 했다. 이 상태가 밑바닥이라고 하는 것이 온건파의 주장이다. 그러나 앞으로 300만 가정이 빠른 기일 내에 포클로저 하게 될 것이고 모기지를 갖고 있는 전 가정의 10%에 해당하는 500만 가정이 집값보다 더 높은 모기지를 갖고 있어서 그들도 포클로저의 위험성을 간직하고 있다는 통계이다.
셋째, 실물경제의 측면은 실업과 소비와 투자를 내용으로 한다. 실업율이 약간 오르고 소비와 기업투자가 얼마 줄었지만 금년 후반기부터는 회복될 것이라는 것이 버냉키의 주장이다. 그러나 심각파들은 3월 한 달에 사라진 일자리가 8만개에 이르고 소매판매가 계속 떨어지는데다 기업들의 수익보고가 기대 이하로 나오는 것 등이 불경기의 심각성을 표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주택가격의 하락 가능성, 주택도산의 확산 가능성, 금융재정경제와 실물경제의 불안정성 등을 고려해볼 때 불경기가 금년 후반기 이후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을 하게 된다.
백 순
연방노동부 선임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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