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를 따돌리고 매스터스 챔피언의 꿈을 이룬 트레버 임멜만이 팔 근육을 보여주며 기뻐하고 있다.
작년 챔피언 잭 잔슨(왼쪽)이 올해 챔피언 트레버 임멜만에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지난해 12월18일 갈비뼈 뒤쪽에 생긴 종양제거 수술을 받았던 트레버 임멜만(28)이 불과 4개월만에 매스터스 챔피언으로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올해 메이저 타이틀 4개를 휩쓰는 사상 초유의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타이거 우즈는 임멜만에 3타 뒤진 2위에 그치며 첫 관문 통과에 실패해 그랜드슬램 도전은 1년 후로, 메이저 14승은 약 2개월 뒤로 연기해야 했다.
13일 조지아주 어거스타의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45야드)에서 벌어진 제72회 매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 경기에서 2타차 리드를 안고 시작한 임멜만은 험난한 코스에서 악전고투한 끝에 3오버파 75타를 쳤다. 보통 같으면 메이저 우승을 바라보기 힘든 스코어일지 몰라도 이날은 달랐다. 그를 쫓는 추격자들이 오히려 그보다도 더 고전하면서 쩔쩔매는 바람에 그는 후반내내 3~6타차로 앞서가며 순항한 끝에 막판 더블보기에도 불구, 3타차 낙승을 거둬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임멜만은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5언더파 283타에 그친 우즈를 3타차로 따돌렸고 스튜어트 싱크와 브랜트 스네데커가 우즈에 1타 뒤진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종양제거 수술을 받은 뒤 약 두 달만에 코스에 돌아왔으나 경기감각을 잃어 올 시즌 단 한 번도 탑10에 오르지 못했고 지난주 셸 휴스턴오픈에서는 컷오프를 당했던 임멜만은 이날 매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뒤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그린재킷 레이스는 ‘누가 위로 치고 올라가느냐’가 아니라 ‘누가 떨어지지 않고 버티느냐’는 서바이벌 테스트였다.
선두권 선수들은 하나같이 타수를 까먹기 바빴고 그나마 버틴 우즈도 하루종일 제자리걸음을 하는데 그쳤다. 임멜만에 6타 뒤진채 라운드를 시작한 우즈는 버디 3, 보기 3개로 이븐파 72타에 그쳤고 코스에 있는 동안 단 한번도 임멜만에 5타 이내로 근접하지 못했다. 그가 경기를 끝낸 뒤 임멜만이 파3 16번홀에서 티샷을 연못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차이가 3타로 줄었으나 우승경쟁과는 전혀 무관했다. 2번홀에서 이글을 잡아 한때 임멜만과 공동선두로 올라섰던 스네데커도 보기를 9개나 범하며 곤두박질했고 한때 2타차까지 육박했던 스티브 플레시도 파3 12번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범한 뒤 이후 보기 4개를 더 범하며 사라졌다.
반면 임멜만은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꾸준하게 무너지지 않고 자기 페이스를 이어갔고 그것이 그를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어거스타, 조지아 김동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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