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진 것처럼 세계 골프(남자)에는 4개의 메이저대회가 있다. 매스터스와 US오픈,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이 바로 그것. 어떤 사람들은 이 4개 대회가 PGA투어에 속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것은 틀린 것이다.
매스터스는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라는 프라이빗 클럽이 여는 초청대회고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은 각각 미 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최하는 미국과 영국의 내셔널 챔피언십이며 PGA챔피언십은 미 PGA (PGA of America)가 주최하는 미 프로골프 챔피언십이다. PGA of America는 미국의 모든 프로골퍼들을 대표하는 기구로 투어대회를 여는 PGA투어와는 다른 기구다. PGA투어는 직접 주최하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상금을 메이저대회들보다 많게 책정하고 ‘제5의 메이저’ 또는 ‘비공식 메이저’로 부르는 등 메이저급 격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금이 많다고 4대 메이저 대열에 들지는 못한다.
이런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모든 프로골퍼들의 꿈이다. 정상급 골퍼라는 척도와 위대함의 기준이 메이저 타이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골든베어’ 잭 니클러스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로 평가받는 것은 그의 18개 메이저 타이틀 때문이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모든 포커스가 항상 메이저대회 우승에 가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코리안 탱크’ 최경주(39)가 그런 메이저 우승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PGA투어에 나가보는 것조차 꿈처럼 여겨졌던 시절이 채 10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맨손으로 미지의 세계에 도전한 최경주는 뚝심과 피나는 노력만으로 세계랭킹 6위까지 올라서며 당당히 메이저대회 우승후보 대열로 올라섰다. PGA투어에서 이미 7승을 따내 지금까지 아시안 선수론 아무도 근접하지 못했던 정상급 선수가 된 최경주에겐 이제 한국인은 물론 아시안 최초의 메이저 타이틀홀더가 되는 것이 커리어에 남은 유일한 과제다.
물론 그것은 어려운 과제다.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이번 매스터스에서 다시 한 번 뼈저리게 실감했다. 충분히 도전해 볼만하다고 생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메이저의 벽은 더 높았다. 일반 대회였다면 별로 큰 타격이 되지 않았을 작은 실수가 몇 배로 증폭돼 나타나는 것이 메이저대회 코스다. 조그만 실수 하나 때문에 라운드 전체, 나아가 대회 전체가 망가진다. 챔피언에게 거의 완벽함을 요구하는 곳이 메이저다.
물론 메이저도 사람들이 겨루는 곳인 만큼 약간의 실수할 여지는 있다. 하지만 험난한 코스와 싸우는 동시에 세계 최고선수들과 경쟁해야 하는 최경주에겐 사실 한 치의 여유도 없다고 봐야 한다. 기술과 체력, 정신력이 모두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 승운까지 따라줘야 한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다.
하지만 이미 최경주는 불과 8년 전만 해도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PGA투어 우승을 이미 7번이나 해냈다. 그런 그에게 누가 메이저 타이틀 도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에게 메이저 타이틀은 결코 ‘오르지 못할 나무’가 아니다. 메이저 정상을 향해 전진하는 ‘탱크’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다음 목표는 오는 6월 샌디에고 토리파인스골프클럽에서 개최되는 US오픈이다.
김동우
<스포츠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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