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유일한 태권도학과를 운영 중인 콩코디아대학이 최근 태권도학과 폐쇄를 결정했다. 사진은 창과기념 태권도대회 개막식.
콩코디아대학 재정난… 유학생 신분유지도 어려움
한인 교수와 총장까지 방한 도움요청 불구
문광부 지원 난색표명
ESL과정도 폐지 결정
한인 학생이 많이 재학 중인 어바인 콩코디아대학 태권도학과와 ESL 과정이 학교 재정문제로 폐쇄위기에 처했다. 학교에서는 한인사회의 지원을 부탁하고 있고, 유학생들은 신분 유지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태권도학과의 경우 강창진 교수는 물론 제이콥 프레우스 총장까지 한국을 방문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는 등 학과 존속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은행 채권단의 명령에 의해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학교 이사회는 결국 올 가을학기부터 학과 폐지, 수업 유지라는 결정을 내렸다.
콩코디아대학 태권도학과는 지난 2006년 세계태권도연맹과 한국 국제문화교류협회(KICA) 등의 관심과 협조 속에 탄생했다. 올해 개최한 학교 태권도 대회에는 로버트 스트브트릭 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을 조직위원장으로 초청하는 성과도 올렸지만, 결국 학과 학생 수 부족으로 인해 퇴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로서는 별다른 해결 방안이 없는 형편이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는 학년 당 학생수가 10명도 안 되는 학과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태권도과 설립 행사에 한국 국기원 국가대표 시범단을 파견해 줬던 문화체육관광부도 형평성과 재정을 이유로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미국 정규 대학에 어렵게 설립된 한국 관련 학과가 창과 2년 만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이해 당사자인 태권도학과와 한국 문화홍보를 담당하는 LA 한국문화원의 호흡도 엇갈리고 있다.
강창진 교수는 “10년의 노력 끝에 어렵게 만들어진 학과를 살리기 위해 한인사회와 기업 등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 호응이 없어, 한국 정부 차원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정부 고위 공직자가 재단과 학교 관계자를 만나 한국 정부 계획을 설명해 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원 박의진 부원장은 “UCLA 한국음악과 등 한국 관련 학과가 수없이 많아 모든 지원을 해 줄 수는 없다”며 “정부에서 이미 적지 않은 재정적 지원을 해줬는데 창과 2년 만에 학과를 폐쇄하려는 학교측에 섭섭함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태권도과와 함께 폐쇄가 결정된 이 학교 ESL 프로그램은 동서대, 목원대, 대구대, 우석대, 루터대, 나사렛대, 글로벌 크리스찬 고교 등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한인 학생의 피해가 예상된다.
한 한인학생은 “ESL에 약 60명의 한인 학생이 재학 중인데 학교에서 여름학기부터 ESL을 폐지한다고 17일 일방적으로 통보를 해 왔다”며 “두 달 안에 새로운 학교를 찾아야 유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 학교 ESL 프로그램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들은 18일 오전 10시30분 학교에서 대책회의를 열어, 공동대처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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