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도봉산 청량산 우이산 노적봉 인수봉 운일암 반일암 용덕사 마곡사…
그림을 들여다보면 이곳에 가고 싶어진다.
눈만 빠져들 뿐 아니라 마음도 영혼도 흠뻑 젖어든다.
한국의 자연이 이렇게나 아름답고 정겹고 평화로운지,
새삼스런 그리움이 밀려온다. 우리가 그곳에서 나왔고, 그곳의 흙과 물과 공기로 빚어졌기 때문일까. 원로 한국화가
이열모 개인전이 13일부터 22일까지 비전아트홀에서 열린다.
‘한국의 자연’을 담은 수묵담채화 25점이 소개되는 이 전시회는 창운 이열모 화백이 미국에서 갖는 네 번째 초대전.
LA에서는 두 번째로, 1983년 LA 삼일당에서
전시회를 가졌다니 무려 25년만이다. 그보다도 훨씬 전인
1970년 그가 재학했던 조지 워싱턴 대학 스튜던트
센터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83년 뉴저지의 모리스 뮤지엄에서도 초대전을 가진 적이 있다. 그런데 이것들을 다 합하여 이화백의 개인전은 통산 8회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놀랍다.
그러니까 이번 LA 전시회는 한국화 대가의 작품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화 대가 이열모 화백, 25년만에 LA서 개인전 개최
13~22일 비전아트홀 …‘한국의 자연’수묵담채화 25점
이열모 화백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 중앙미술대전 심사위원,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 작가선정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경희대학 교수로 15년, 성균관대학교 교수와 사범대 학장으로 14년 재직한 후 1998년 정년퇴임했다.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박한 자연주의’라고 말하는 그는 회화적인 기교를 피하고 독창적인 화법과 격조높고 진솔한 화풍으로 담백한 선을 사용하여 청정하고 투명한 풍경을 그려낸다.
정통 한국화가로서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미주 한인들은 우리의 정체성이 담긴 그림을 볼 기회가 적을 것입니다.
내 그림을 통해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자연, 아름다운 문화, 배달만의 정서, 그런 걸 교포들이 많이 보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동양문화보다 서양문화에 더 친숙한건 이곳 한인들만이 아닐 터. 이 화백은 “한국에서도 동양화가 변질돼 국적없는 그림이 돼버렸다”고 한탄한다. “재료만 동양화지 사상과 이미지가 뒤범벅돼 이상야릇한 그림들을 그리고 있다”고 지적한 이씨는 “학교에서부터 미술시간에 수채물감과 크레용, 크레파스를 가지고 서양화 기법만을 가르치기 때문에 우리는 서구식 교육에 너무 오래, 너무 깊이 침몰돼있어 동양의 정서를 배울 기회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동양을 모르니 서양 것을 흉내 내고 독창성을 찾기 힘들다고 강조한 이씨는 “미국서 공부할 때 수많은 미술관들을 돌아봤는데 그때 깨달은 것이 자기 민족적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는 작가들이 더 존경받는다는 사실이었다”고 설명하면서 미국에서 유명한 멕시코 작가들이 강렬하고 원초적인 색깔과 감각을 그대로 드러낸 작품들로 인정받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이 화백은 지난 해 남가주로 아주 이주해왔다. 평생 한국에서 한국화를 그리며 살아왔지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이곳서 자리잡고 살게 돼 은퇴 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는 그는 “아직 적응 중이라 많이 다녀보진 못했지만 한국의 자연과는 크게 다른 미국의 산들을 스케치하러 다닐 생각에 기대가 크다”며 아이처럼 순박한 기대감을 보였다. 전시회 오프닝 리셉션은 16일 오후 6~8시.
비전아트홀 505 S. Virgil Ave. LA, CA 90020 (213)385-5460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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