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염은 성인 여성 5명 중 한 명은 걸릴 정도로 흔한 질병입니다. 방광염 환자는 하루에도 수없이 화장실을 드나들고 골반과 방광의 심한 통증을 겪으며 밤에도 5~6차례 이상 소변을 보기 위해 잠을 깨기도 하여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골반 통증이나 성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부부생활에도 지장을 줍니다. 재발 또한 잦아 성격이 예민한 여성들은 우울증에 시달리며, 심한 경우 살기가 힘들어 절망하는 때도 있다며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신혼에 많이 생기기도 하여 밀월성 방광염이라 부르는 증상도 있지만 특히 갱년기 이후는 만성으로 전이되면서 습관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게서는 여성호르몬 분비량 감소로 외부생식기 저항력이 떨어진 결과 방광염증상이 자주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시기엔 마치 감기처럼 몸의 면역력이 조금이라도 약해지면 세균에 감염되어 재발합니다.
예전에 어머님들이 오줌소태라고 부르던 현대의 방광염 증상은 동의보감을 비롯한 각종 한방 문헌에서 뇨불리, 융폐, 포비증, 뇨혈, 임병, 허로 등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뇨불리, 융폐, 포비증은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며 뇨혈은 소변 중에 혈액이 보이는 상태이며 임병은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져 시원치 않은 병이고 허로는 만성쇠약으로 소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증상입니다.
방광과 신장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자주 소변을 보고 싶게 되고 통증이 생기는데 이는 인체에 쌓인 노폐물이나 해로운 독소들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며, 또한 이들 장기의 기능을 보하고 염증을 치료하는 항염 치료가 필요하고, 또한 만성 방광염 환자들의 경우에는 항생제 등 치료제로 인한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내성이나 부작용 염려가 없는 천연 한약재 치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빈뇨, 급박뇨, 야간빈뇨, 통증, 농뇨, 혈뇨 등이 계속되면서 방광과 신장 기능이 약해진 경우가 흔하므로 훼손된 기능을 높여주는 치료도 함께 되어야합니다. 양방 항생소염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만성적인 방광염을 호소하는 경우는 한방치료가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체질적인 소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몸이 대체로 찬 체질이면서 과로하고, 소변을 참는 경우가 대체로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만성방광염에서 방광이 한사의 침습을 받아서 방광이 차게 되어 방광의 저항력이 부족하여 염증이 속발되는 경우에는 빈뇨, 배뇨통, 뇨속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방광을 따뜻하게 하면서 수액을 조절하는 목향탕 당귀사역탕 등을 응용하여 치료합니다.
선천적인 방광기운의 부족으로 방광염이 빈발하며 육체적인 과로 후나 성관계 후에 더욱 심해지는 경우에는 양기를 올려주고 기운을 보충하는 치법을 우선으로 하고 보음, 이수 등의 방법을 가미하여야 하는데 보중익기탕, 온신탕 등을 응용합니다. 습열이 대부분의 원인을 차지하는 초기의 급성 방광염은 열을 꺼주고 습을 빼주는 청열이습법을 응용하여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고 팔정산, 만전목통산, 용담사간탕 등을 사용합니다.
평소 방광염이 자주 오는 분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철저한 관리가 중요한데 스트레스나 피로 등은 방광염을 촉진시키는 요소가 되기 때문에 이를 잘 다스리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되도록 면소재의 헐렁한 옷을 입고 몸이 차서 생기는 경우에는 집에서도 아랫배 찜질 등을 통해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인스턴트식품이나 튀김음식, 화학조미료, 설탕, 지방이 많은 육류 등을 삼가고, 자연식에 가깝도록 현미 잡곡밥을 드시고 신선한 야채를 많이 드시는 것이 좋고, 탄산음료, 카페인이 든 초컬릿 등을 피해야 하며 식초, 감귤류 과일, 토마토 같은 산성 음식은 좋지 않습니다.
(213)487-0150
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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