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절감만으론 역부족..M&A 계획 무산說
(애틀랜타.제네바 AP=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의 항공사들이 고유가로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추진돼온 인수.합병(M&A)으로도 문제 해결이 어려워 일부 도산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제기되고 있다.
케이언 증권의 항공산업 담당 레이 네이들 애널리스트는 1일 미국의 6대 항공사 가운데 4개사가 파산 보호를 신청했던 지난 2002-2005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신용 경색이 심각한 상황에서 담보 자산의 질도 떨어졌기 때문에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 조정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냉혹한 적자생존 원칙이 적용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신용평가회사 피치의 빌 워릭 애널리스트도 매출 하락으로 고통받았던 지난 2002-2004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유례없는 고유가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타격이 심각했던 9.11 테러 때는 비용절감 노력으로 난국을 헤쳐갈 수 있었으나 지금의 상황은 통제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미국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스는 지난 2003년 노조의 양보를 받아 파산 위기를 어렵게 넘겼으나 연금 및 채무 부담이 가장되는 가운데 유가마저 급등해 또다른 유동성 위기가 우려된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케이언의 네이들은 아메리칸이 지난 3월말 현재 45억달러의 현금 유동성을 보유했으나 지금처럼 유가가 계속 강세를 유지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면서 잘못하면 내년말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산 보호와 각고의 구조 조정을 통해 어렵게 살아남은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스 역시 지금 상태로 가면 내년말 유동성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네이들은 전망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고유가가 꺾이지 않을 경우 이들 항공사가 그 이전에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각각 파산 보호에서 졸업한 델타와 노스웨스트 간 합병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지에 대한 회의론도 제시된다. 두 회사는 유동성이 지난 3월말 합쳐서 58억달러 규모이지만 지금처럼 유가가 높게 유지될 경우 내년말에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네이들은 내다봤다.
또 M&A 대신 긴밀한 업무 제휴를 추진해온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스와 유에스 에어웨이스도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들 회사 관계자도 지금이 (업무 제휴의) 적기가 아니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들 항공사는 어려움 극복을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국내선 노선을 중단하고 인원을 줄이는 등 고육지책을 펴고 있다. 그런가하면 제트블루같은 할인 항공사들도 고유가 부담을 이기지 못해 새 항공기 구매 계획을 철회하는 등 비상 대책에 나섰다. 운항중인 항공기까지 팔려고 내놓는 케이스도 없지 않다.
지난해 1월 ‘전좌석 비즈니스화’에 마케팅 포인트를 맞추고 야심차게 출발한 영국 군소 항공사 실버제트도 고유가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달 30일 당분간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항공수송협회(IATA) 대변인은 1일 고유가 및 성장 위축의 이중고로 인해 올해 세계 민항업계 성장이 4% 가량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의 경우 6.7% 성장하는 가운데 7년만에 처음으로 56억달러의 흑자를 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항공업계가 그 이전 6년간 모두 40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음을 지적했다.
대변인은 업계 전망이 무척 어둡다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업계가 이달부터 100% 온라인 티켓팅을 추진해 30억달러의 비용 절감을 추진한다면서 이것이 항공 여행객에 편리함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면서 훨씬 더 많은 개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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