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재정적 손실은 개인적 문제를 노출시킨다. 가장 흔히 표면화 되는 문제는 부부관계다. 원만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경기가 좋을 때는 그런대로 관계가 유지됐다. 비싼 의류에, 보석에, 호화판 여행 등이 윤활유 역할을 했던 것.

주식 값이 떨어진다. 보너스 체크의 액수가 줄어든다. 재산가치가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서 부부관계가 점차 험악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결정적 순간을 맞는다. 월 스트리트가 휘청대면서 파경을 맞는 부자 커플이 늘고 있는 것이다. 돈이 불만을 덮어왔는데 더 이상 그게 안 되는 데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체중이 느는 것도 한 현상이다. 월 스트리트 한 증권회사의 중역인 히더 바우어는 그녀의 사무실에 너트 깡통을 재어놓고 쉬지 않고 먹는다. 자신의 포지션이 불안하다. 그 스트레스에 치받혀서다.

다른 그녀의 동료는 밤 10시가 되면 시리얼을 네 사발이나 마시다시피 먹어치운다고 한다. 허리선이 굵어지고 체중이 올라 성생활이 지장을 받을 정도다.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그녀로 하여금 끊임없이 먹어대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한 비공식 조사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월스트리트 증권회사의 중역들은 전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마셔댔다는 것이다. 다른 이유가 아니다. 스트레스 때문이다. 동시에 체육관을 찾아가 운동하는 시간은 줄어, 대부분이 체중 증가를 기록했다는 것.

“주식시장과 체중 증가는 분명 상관관계에 있다.” 바우어의 말이다.

“머릿속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그런 상태로 체육관을 찾는 월스트리트의 중역들의 표정은 지옥 그 자체다.” 신체 피트니스 조련사인 클레이 버월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