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앨 고어 전 부통령
득표율 앞서고도 선거서 질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11월 미 대선에서 득표율에선 공화당 후보인 존 매케인을 앞서고도 선거인단 확보수에서는 뒤져 결국 선거에선 패배할 수 있다고 미국의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바마가 지난 2000년 대선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패했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가 상정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오바마는 캘리포니아, 뉴욕주처럼 부유하고, 고학력이며, 자유주의자들이 많은 해안주(州)에서 매케인을 큰 격차로 이기고, 남부지역에서 흑인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가, 매케인과 대등한 경쟁을 벌이지만 이기지는 못하는 수준에 그친다.
반면에 매케인은 전통적인 공화당 표밭인 텍사스와 조지아주에서 지난 2004년의 부시가 얻은 것보다 적은 격차로 오바마를 누르고, 부시가 12포인트 앞섰던 노스 캐롤라이나주와 같은 몇몇 곳에서 간발의 차로 이기며 인디애나주와 같은 곳에서 팽팽한 접전을 펼친다.
이렇게 될 경우 선거분위기는 오바마 쪽으로 기울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지난 2004년 대선의 판세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
또 오바마는 지난 2004년 존 케리 후보가 부시에게 졌던 네바다(5명, 괄호안은 선거인단수), 뉴멕시코(5), 콜로라도(9), 버지니아주(13)에서 승리, 32명의 선거인단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지만 매케인이 미시간(17)과 뉴햄프셔주(4)에서 이겨 21명의 선거인단을 얻게 돼 오바마는 득표율에서 2~3% 앞서면서도 전체 선거인단 확보에선 매케인에게 뒤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2004년 부시와 존 케리 후보의 대결에선 부시가 28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251명 확보에 그친 케리를 눌렀다.
따라서 올해 대선도 지난 2000년 부시-고어 대결의 복사판이 될 수 있다는 것.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고어 후보는 득표율에선 공화당 부시에게 0.5% 앞서고도 선거인단 확보에선 271명 대 266명으로 뒤져 백악관을 부시에게 내줘야 했다.
이처럼 유권자들로부터 더 많은 표를 받고도 정작 대통령이 되지 못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
연방제 국가인 미국인 유권자 투표수로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는 게 아니라 선거인단을 선출해 이들이 대통령을 뽑는 간접선거제를 채택하고 있다.
더욱이 주별로 상.하원 의원수만큼 배분(워싱턴 D.C. 3명 별도)된 선거인단은 해당 주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다.
지난 2000년 고어 후보의 선임정치고문이었고, 2004년 케리 후보의 선임보좌관이었던 태드 디바인은 이런 상황은 분명히 하나의 가능성이라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정도가 아니라 진짜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민주당원 등록자가 급증하고 있고, 공화당 소속인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역대 최하수준에 머무르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오바마가 득표율에서 앞서고도 선거인단 확보수에 뒤지는 상황은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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