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진영을 위해 자원봉사로 유세를 지원하고 있는 재미교포 김대용(32)씨는 얼마 전 오바마로부터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를 들었다. 오바마가 분명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 것이다.
뉴욕의 금융기관에서 일하며 오바마의 유세를 자원봉사로 돕고 있는 김씨는 지난 9일 뉴욕의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오바마의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오바마가 고액 기부자 및 자원봉사자들과 별도로 인사를 나눌 때 자신에게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오바마 의원이 한 사람씩 악수를 나눌 때 내 성이 김씨라는 것을 듣고는 바로 이런 반응이 나왔다면서 너무 뜻밖이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오바마와 1대 1로 기념촬영을 하고 인사를 한 시간이 1분도 채 안됐지만 한국말로 인사를 들은 친근감 때문인지 오래 같이 서 있었던 것 같다고 느낌을 전했다.
오바마의 한국말 인사가 선거를 위해 배운 것인지 생각이 들 수도 있었지만 김씨는 다음날 오바마의 이부(異父) 여동생인 마야 소에토로-응(38)을 만나 의문을 풀 수 있었다.
마야는 오바마의 어머니가 오바마의 아버지와 헤어진 뒤 인도네시아 유학생 소에토로와 재혼해 나은 딸로, 오바마와 인도네시아와 하와이에서 함께 자랐다.
김씨는 마야 가족과 차로 이동하는 동안 마야로부터 오바마와 자신이 한국 문화에 익숙하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김씨에 따르면 마야는 한국의 단을 배웠고 한국인들도 아주 잘 안다면서 오바마와 자신이 하와이에서 자랄 때 한국 음식을 자주 먹었고 자신은 비빔밥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인 교포가 많은 하와이는 한국 문화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장소였다고 마야는 설명했다.
김씨는 많은 아시아인들이 오바마 후보가 아시아인에 대해 잘 모를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마야에게 말하자 마야는 하와이에 살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문화를 모를 수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오바마가 한국과 아시아 문화에 익숙하다는 얘기를 전해듣고는 오바마가 한국말로 인사를 한 것이 선거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배운 말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야의 남편인 하와이대 조교수인 코나드 응도 아시아인으로, 김씨는 마야의 4살짜리 딸이 내 조카와 비슷하게 생겼다면서 미국 대통령 후보의 가족에 아시아인들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반갑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김씨는 어렸을 때부터 아시아 문화를 경험해 아시아의 정서나 문화를 잘 아는 사람이자 이민자들의 고충을 잘 아는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아직도 미국 내에 존재하는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전세계를 대하는 미국의 눈도 달라질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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