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카리브’ 회원국 석유 등 지원책은 강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3일 미국의 에너지 업체인 엑손모빌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PDVSA의 자산을 동결할 경우 미국으로의 원유 수출을 중단할 것이며, 이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3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에서 열린 `페트로카리브 조약’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현재 고유가의 가장 큰 원인은 투기 성격을 띤 거품이라면서 거품이 꺼지면 유가는 배럴당 7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 등은 전했다.
엑손모빌은 베네수엘라가 유전을 국유화하려는 데 맞서 현지에서 철수한 뒤 투자분 보상을 요구하며 PDVSA의 자산을 동결해달라고 소송을 냈었다.
엑손모빌은 지난 2월 영국 런던의 한 법원으로부터 PDVSA 자산중 120억 규모에 대한 동결 명령을 얻어냈다고 밝혔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동결 규모가 3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반박하며 대립하고 있다.
런던 법원은 이후 일시 동결 명령을 번복했지만, 차베스 대통령은 엑손이 베네수엘라에 추가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엑손모빌이 받아낸 판결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양국의 외교관계를 크게 악화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국제유가 상승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로 부터 특혜조건으로 원유를 공급받고 있는 페트로카리브 회원국들에 대한 결제조건을 고유가로 인한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크게 완화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카리브해 및 남미 국가들의 에너지 협력체인 페트로카리브 회원국들은 그동안 90일 이내에 대금의 50%를 결제했으나 앞으로는 40%만 결제하면 되고, 나머지 60%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는 한 연리 1%로 25년 동안 나눠 지불하면 된다고 차베스는 설명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선을 넘어서면 결제액의 70% 대해 유예조치를 취해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페트로카리브 조약에 따라 특혜조치를 계속 유지할 것이며 이것이 카리브해와 중남미 국가들에게 ‘기아를 방지하기 위한 방패’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페트로카리브 조약은 3년 전에 시작됐으나 공개된 자료들에 따르면 원유수송과 저장 등 기본설비가 여의치않아 아직 당초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라파엘 라미레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페트로카리브 조약 회원국들에게 당초 하루 12만5천 배럴을 공급하기로 했으나 현재 8만6천 배럴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쿠바에서 구 소련 시대에 건설된 시엔푸에고스 정유시설을 현대화하는 등 회원국들의 기본설비가 갖춰지는 대로 약속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페트로카리브 회원국들에 대한 원유 특혜공급은 `뇌물외교’라는 야권인사들의 지적과 관련, 그같은 지적은 아마 미국 대사관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역내 농업진흥을 위해 연간 4억6천만 달러의 성금을 내놓아 기금을 조성하도록 하는 한편 비료도 저렴한 가격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베네수엘라 서부 마라카이보에서 열린 이번 페트로카리브 조약 회의에는 18번째 회원국으로 참여한 과테말라의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을 비롯해 11개국 국가원수 등 15개국 대표가 참석했다.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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