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인들이 갈수록 빚이 늘어나면서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들의 높은 이자와 각종 수수료 부담은 빚을 늘어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최근 몇년간 소득보다 더 많은 돈을 쓴 결과 역대 가장 많은 미국의 가정들이 재정 위기에 처했고 고율의 이자와 각종 수수료 등 대출을 통해 수입을 올리려는 대출기관의 행태로 인해 계층을 막론하고 빚이 더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대출규모는 현재 2조5천600억달러로 2000년 이후에만 22% 증가했다.
2세대 전만해도 미국은 대부분의 시민들이 소득 범위 안에서 돈을 쓰고 미래에 대비해 저축도 하는 검소한 국가였지만 지금은 사정이 바뀐 것이다.
가구당 평균 카드 빚은 8천565달러로 이 기간에 15% 늘어났다.
여기에 모기지 빚이 8만4천911달러, 모기지 외에 주택을 담보로 받은 가계 대출(홈 에쿼티 론)이 1만62달러, 자동차.학자금 대출이 1만4천414달러에 이르러 가구당 평균 부채가 11만7천961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가계 자산에서 차지하는 부채의 비중은 19%로 1980년의 13%보다 높아졌다.
부채가 없는 가구의 비중은 1957년에는 42%였지만 2004년에는 24%로 떨어졌다.
빚은 늘어나는데 소득은 정체 상태를 보이면서 가처분소득에서 카드나 자동차 할부금, 모기지 원리금 상환 등을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의 비중은 14.5%에 달해 15년전의 11%보다 높아졌다.
반면 저축은 갈수록 줄어 가처분소득에서 저축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1.4분기 0.4%에 그쳐 1968년에 8%를 넘었던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미국의 현재 가구당 연간 저축액은 392달러로 1930년대 수준으로 추락했다. 가구당 연간 저축액은 1940년대에는 1만2천807달러에 달해 가처분 소득의 26%를 차지하기도 했다.
신문은 미국인들이 빚 부담이 금융기관들이 대출자로부터 수익을 짜내기 위해 이자율을 높이고 각종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카드 대출 이자율은 2005년 17.7%에서 지금은 19.1%로 높아졌고 연체 수수료는 1994년의 13달러 미만에서 작년에는 35달러로 올랐다.
모기지 대출업체들은 서류작업 등에 따른 각종 수수료로 모기지당 평균 700달러를 부과해 최근 수수료가 몇년간 배로 늘어났다.
신문은 지난해 말 현재 모기지 부채가 10조5천억달러로 7년전의 4조8천억달러에 비해 배 이상으로 늘어난 가운데 주택 등 자산가치는 하락해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면서 부채 증가와 자산가치 하락, 소득 정체는 개인들만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위축으로 경제 전반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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