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한인 우주비행사 조니 김 ‘우주인 우뚝’
▶ 연방상원 첫 입성 앤디 김, 차세대 ‘롤 모델’
▶ 연방 국무부·국방부 요직까지… 무한 가능성
주류사회에 우뚝 선 한인 차세대 인물들
1903년 첫 한인 이민 선조들의 담대한 항해로 출발해 120년이 넘는 이민 역사를 이룬 미주 한인사회는 1970년대 들어서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태평양을 건너는 이민 황금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반세기 남짓 흐른 현재 그들의 자녀 세대는 워싱턴 정가부터 시청, 법원, 공공기관의 요직까지 미국 사회의 심장부로 진입하고 있다. 더 이상 ‘소수의 목소리’에 머물지 않고, 정책을 만들고, 제도를 바꾸고, 지역과 국가를 이끄는 리더로 성장한 차세대 한인들이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단지 한국계라는 정체성을 넘어, 미국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성과 도덕성, 리더십을 겸비한 사회적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풀뿌리 운동은 물론, 의회에서 정책을 조율하고, 주도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미래의 첫 한국계 미국 대통령’이라는 말도 결코 과장처럼 들리지 않는 지금, 공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차세대 한인들을 조명한다. <한형석 기자>
■ 조니 김 연방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지난 4월8일 한인 최초로 우주에 나간 조니 김(41) 우주비행사는 올해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한인 중 한 명이다.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출신 장교, NASA 우주인이라는 믿기지 않는 이력을 가진 그는 1984년 LA의 한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이민 2세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해군에 입대해 군 생활을 시작했으며, 해군특전단(네이비실)으로 이라크전에 파병돼 100여회의 특수작전을 수행해 군 훈장과 표창을 받았다. 이후 군의관이 되기 위해 20대 후반에 공부를 시작해 UC 샌디에고와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하고 전문의가 됐다. 며, 해군에서 조종사 훈련도 수료한 해군 소령이자 해군 조종사, 비행 군의관이기도 하다. 2020년 NASA의 달 유인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임무에 지원해 1,6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후보군 11명에 뽑혔다. 최종 선발팀 4명에는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에 ISS 임무를 맡게 되면서 꿈을 이루게 됐다.
■ 앤디 김 연방 상원의원지난해 11월 미주 한인 최초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앤디 김(42) 의원은 ‘한인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적 인물인 이민 2세로 한인 차세대들의 ‘롤 모델’이다. 뉴저지주 남부에서 자란 김 후보는 공립학교에서 초중등 교육을 마친 뒤 캘리포니아주 딥스프링스 칼리지를 거쳐 시카고대를 졸업했다. 이후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서 국무부에 입성했고,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는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했고, 2018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뉴저지주 3지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첫 아시아계 연방 의원이 됐다. 이후 2022년까지 두 차례 선거에 연거푸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고, 지난해 연방 상원 입성까지 성공했다.
■ 데이브 민 연방 하원의원한인 이민 2세인 데이브 민 의원(49)은 캘리포니아내 두 명 뿐인 한인 연방의원 중 한 명이다.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을 지내던 중 연방 하원에 도전해 지난해 11월 당선된 그는, UC어바인 법대 교수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아이비리그인 유펜 와튼스쿨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 변호사로 경력을 쌓은 뒤 진보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에서 경제정책 담당자로 일했으며 척 슈머 의원이 경제위원장을 역임할 당시 경제와 재무담당 정책보좌관으로 활약했다.
■ 스티브 강 LA시 공공사업위원회 의장 한인 밀집지인 LA시에서 비선출 및 임명직으로는 한인 중 최고위직에 올라있는 스티브 강(39) 의장은 LA시 인프라 총괄 책임자라 할 수 있다. 그가 수장으로 있는 공공사업위원회는 공공사업부를 책임지는데 여기에 속한 조달사업국, 공학국, 위생국, 조명국, 도로서비스국 등을 모두 관리 감독하면서 시 전체 인프라 관련 사업을 총괄한다. 초등학교 3학년을 마친 직후인 1995년 가족과 함께 LA카운티로 이민온 강 의장은 컬럼비아대 정치학 학사, 영국 런던정치경제대 석사를 취득했고, 주하원 의원 수석보좌관, 한미연합회 사무국장, LA시 센트럴 도시계획위원회 커미셔너,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 대외협력 디렉터, LA한인회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 론 김 뉴욕주 하원의원한국명이 김태석인 론 김(46) 의원은 2013년 뉴욕주 최초의 한인 주 하원의원이 된 뒤로 현재 7선까지 성공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내년 8선에 도전할 예정이다. 그는 7세 때인 1987년 가족들과 함께 퀸즈로 이민왔다. 브롱스 리버데일 컨트리 데이스쿨에서 미식축구와 육상팀 주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업스테이트 소재 해밀턴 칼리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대학에서도 미식축구 선수로 활동했다. 버룩 칼리지에서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고, 존 리우 당시 뉴욕 시의원 사무실에서 일하며 공공 서비스에 첫 발을 내딛었다. .
■ 아이린 신 버지니아주 하원의원지난 2022년 버지니아주 하원 역사상 첫 한인 여성 의원으로 취임한 아이린 신(38)은 당시 선서식에서 한복을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재선에 성공해 버지니아 아태계 코커스 의장도 맡고 있는 그는 올해 3선에 도전한다. 지난 1987년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서 태어났고, UC리버사이드에서 정치학 학사를 취득했다. 버지니아로 이주 후 2014년 연방하원 선거에 출마했던 존 파우스트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의 선거 캠페인에 합류했던 것을 계기로 정계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 그레이스 이 뉴욕주 하원의원한국명이 이영은인 그레이스 이(45) 의원은 지난 2023년 뉴욕주 최초 한인 여성 주 하원의원으로 취임했고, 재선에 성공해 올해 새로운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해에 이어 뉴욕주 하원 아태계(AAPI) 태스크포스(TF)의 의장직을 연이어 맡게 됐다. 아동 및 가족 위원회, 은행·소비자·보호·환경·주택 위원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애서 경제학 및 철학 학사, 시카고대 부스 경영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수료했고, 환경단체 ‘칠드런 퍼스트’를 설립하는 등 사회 운동가로도 활약했다.
■ 케빈 김 연방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동아시아·태평양국에서도 주요국인 한국, 중국, 일본, 몽골, 대만을 담당하며, 이들 국가에 대한 외교 전략과 관련해 실무를 총괄하는 백악관 고위 외교관이다. 대북 협상의 실무를 책임지는 자리로도 알려졌다. 존스홉킨스 대학교 역사 학사,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 국제관계 석사를 취득했고, 현재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겸 부장관의 수석보좌관으로 북한 비핵화 협상에 참여했고 다수의 주요 외교 현장에 동행했다.
■ 존 노 연방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국방장관에게 동북아 및 동남아 전체를 아우르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관련된 국제 안보 전략 및 정책 전반에 대해 조언하는 최측근 고문이다. 브라운 대학교, 스탠포드 로스쿨을 졸업했고, 육군 장교로도 복무했는데 특히 아프가니스탄 파병 기간 중 공로로 동성훈장과 전투보병휘장을 수여받았다. 민간 로펌에서 변호사로, 텍사스 남부 연방 검찰청에서 연방 검사로 근무했고, 연방 하원 중국 공산당 특별위원회의 부수석 법률고문으로 재직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 및 동맹국의 군사 배치와 전략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에 관여하기도 했다.
■ 도미니크 최 LA경찰국(LAPD) 수석부국장도미니크 최(54) 수석부국장은 지난해 2월 LAPD 임시국장으로 취임하면서 미국에서 세번째로 큰 치안기관인 LAPD에 최초의 한인 수장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11월 다시 수석부국장으로 복귀했지만, 여전히 높은 직위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LAPD 내에서 신망받는 인물이자 미래가 기대되는 인물로 평가된다. 1869년 설립돼 지난해 155년이 된 LAPD 역사에서 한인은 물론 아시아계가 경찰국장직에 오른 것은 도미니크 최 임시국장이 최초였다. 1971년 LA에서 태어난 그는 캐년 고교 졸업 후 USC 회계학과를 마치고 회계법인에서 2년간 근무하다 1995년 11월 LAPD에 신입 경관으로 임관했고 지속적 진급을 거쳐 2021년 LAPD에서 서열 2위인 별 3개 수석부국장에 한인 최초로 올랐다. 한미치안협회에서도 활동했다.
이제 더 이상 한인이라는 배경은 장벽이 아니라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이다. 수십 년 전 부모 세대가 그랬듯, 차세대 한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주어진 기회를 넘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이들의 존재는 단순한 성공 사례가 아니라, 미국 사회의 다양성과 포용력을 증명하는 살아 있는 증거다. 다양한 영역에서 차세대들은 영향력을 넓혀가며, 각자의 방식으로 미국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우리 공동체가 품어온 ‘다음 세대의 꿈’이자, 이민 2세의 서사가 이제 국가의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리고 언젠가 ‘한국계 미국인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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