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디파티드’의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한 로이 이 버티고 엔터테인먼트 대표.
■ ‘버티고 엔터테인먼트’ 로이 이 대표
무간도·링등 할리웃판 ‘빅히트’
변호사서 영화 제작자로 새 인생
한인 2세 영화 제작자 로이 이(39)씨(버티고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할리웃에서 ‘아시아 영화의 리메이크 킹’으로 통한다.
홍콩 영화 ‘무간도’(주연 류더화)를 보스턴을 배경으로 리메이크해 지난해 오스카에서 최우수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디파티드’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이외에도 전지현 주연의 ‘시월애’를 샌드라 블록 주연의 ‘레익 하우스’로 만들었고 ‘링’(2002년), ‘그루지’(2004년, 원작 주온) 등 다수의 일본 영화를 할리웃 판으로 재구성, 성공을 거두며 리메이크의 귀재로 떠올랐다. 현재 ‘엽기적인 그녀’ ‘장화홍련’도 ‘마이 새시 걸’ ‘테일 오브 투 시스터’ 등으로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1960년대 초 미국 뉴욕으로 이민 온 의사 아버지와 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 대표는 전형적인 한인 부모의 기대에 부응코자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아메리칸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가 됐다.
하지만 똑같은 일상과 서류더미에 찌들어 살아야 하는 변호사 생활은 새롭고 창의적인 것을 찾던 이 대표가 기대하던 삶의 방식과는 전혀 동떨어진 일이었다. 결국 이 대표는 할리웃으로 무작정 넘어왔고 ‘알파빌’이란 영화사에 들어가면서 그의 잠재된 능력을 찾게 됐다.
이 대표는 “늘 무엇인가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에 매력을 느껴왔는데 바로 영화가 내가 찾던 바로 그것이었다”며 “5년간 갖은 잡일과 심부름 등 영화 산업의 밑바닥 인생을 겪은 끝에 2001년 친구 덕 데이비슨과 함께 현재 회사를 차렸다”고 말했다.
이렇게 출범한 ‘버티고 엔터테인먼트’는 이듬해인 2002년 ‘링’을 통해 할리웃에 아시아 영화 리메이크 전문 제작사로 이름을 알리게 됐고 이후 계속된 히트작을 선보이며 할리웃의 수많은 제작사들 가운데 우뚝 서게 됐다.
한인 2세로 부모님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와 아시아 문화를 어려서부터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대표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었다.
이 대표는 “한국 영화 및 아시아 영화의 소재와 스토리는 무척 참신하고 재미도 있다”며 “하지만 할리웃에서는 자막으로 영화를 이해해야 하는 불편함과 문화적 차이로 영화 전체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 ‘버티고’의 성공 스토리가 작성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할리웃과의 인연 9년째에 접어든 이 대표는 할리웃 진출을 노리는 한국 영화와 할리웃에서의 활동을 꿈꾸는 한인 젊은이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한 순간 나타나 반짝하고 성공을 거두려는 생각은 가장 위험한 발상”이라며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그 속에서 실제 과정을 공부하며 인맥을 쌓지 않는다면 ‘성공’이라는 말은 절대 들을 수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준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올 초 할리웃 판권을 구입한 ‘추격자’(주연 김윤식, 하정우)의 할리웃 버전 ‘체이서’를 비롯한 또 다른 후속작품의 준비하고 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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