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범죄율은 줄었는데 10대들의 나이프 살인만 급증
칼 휴대했다 적발 되면 최고 4년형 등 처벌 대폭 강화
칼을 휘두르는 청소년들의 나이프 범죄 급증으로 영국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희생자가 날로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샤킬러스 타운센드(16)는 복면을 쓴 갱이 휘두른 칼에 살해당했고 역시 16세인 벤 킨셀라는 선술집 밖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칼에 찔려 숨졌다. 브리스톨에서도, 맨체스터와 글라스고에서도 희생자가 발생했다. 런던에선 지난주 어느 날 24시간 만에 4명이 칼에 찔려 사망했다.
미국과는 달리 일반 개인의 총기소지가 금지된 영국에선 요즘 칼을 사용한 범죄, 대부분 10대들이 관련된 살인 사건 급증이 국내 최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경시청이 나이프 범죄를 테러리즘과 함께 최우선 해결과제로 정했을 정도다. 정부와 사법당국 관계자들은 나이프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를 진정시키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번 주 초 고든 브라운 영국수상은 ‘나이프 휴대를 엄금하는’ 일련의 조처를 발표했다. 내용이 상당히 엄중하다. 16세 이상이 칼을 갖고 있다 적발되면 자동 기소되며 나이프 소지에 대한 형량도 최고 4년까지로 올려졌다. 현재 영국정부는 2억달러 규모의 청소년 나이프 범죄대책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가고 있다. 최근 600만 달러 예산의 홍보 캠페인의 일환으로 청소년들에게 나이프 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겪는 참혹한 결과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했다.
브라운 수상은 또 정부가 문제 청소년을 가진 2만 가정에 직접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부모가 아이들을 컨트롤하지 못해 가족의 생활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 폭력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데 정부의 개입을 거부하는 부모는 주거지에서 퇴거당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소를 막론하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심지어는 자신의 집에서 조차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실정”이라고 수상은 월례 기자회견에서 지적했다.
정부에 반대하는 인사들은 과거정책의 재탕이라고 비난한다. “재키 스미스 내무장관은 정부가 나이프 범죄의 실상을 부정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설익은 정책을 내놓는게 고작이다”라고 진보민주당 국내문제 대변인 크리스 휸은 말한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이 부엌칼이다. 아무나, 어디서나 쉽게 범죄에 휘말릴 수 있다는 뜻이다. 수치상으로 보면 상황은 더욱 암담하다. 1995년 이후 폭력범죄는 전체적으로 41%나 감소했다. 그러나 빈민지역 청소년들의 칼 사용 범죄만은 늘어났다. 금년 들어서 2만1,000명이 칼에 찔려 살해당했거나 강도를 당했다.
응급실의 의사들도 부엌칼이나 유리병에 찔린 환자들의 수가 급증했다고 밝힌다. 리버풀 존무어대학 공공보건센터의 최근 연구에서도 이런 환자들의 수가 지난 4년간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같은 폭력으로 인한 입원율은 빈민지역의 경우 부유층 지역보다 6배나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금년 들어 20명의 청소년이 칼에 찔려 살해당한 런던에선 지난 5월 경찰의 6주 특별단속이 실시되었다. 2만7,000명이 수색을 당한 결과, 1,200명이 체포되었고 500개의 칼이 압수되었다.
보수당은 보다 강력한 대책을 촉구한다. “칼을 갖고 다니다 적발되면 감옥으로 보내야합니다, 무조건!”이라고 보수당의 리더 데이빗 카메론은 단언한다.
그러나 진보민주당의 휸대변인은 영국 젊은이들의 복지환경은 가난, 교육, 건강을 포함한 모든 면에서 유럽 전체 중 최하위권인 점을 상기시키며 처벌보다 환경개선이 앞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킹스 칼리지의 로저 그림셔교수도 “칼이라는 무기 종류보다 폭력 자체를 주시해야한다. 이들은 공포가 조성된 가난한 지역에 살면서 폭력 사용 외에는 좌절의 돌파구를 못찾고 있다”고 설명한다.
존 무어스 대학의 마크 벨리스 교수는 “정부는 폭력이 이처럼 만연되기 전에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일부 지역사회는 폭력이 장악하고 있다. 우린 이 불우한 가정의 아이들을 위해 교육지원을 늘리고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은 아무 것도 잃을 게 없다고 느끼는 절망적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고 깊게 뿌리내린 문제의 원인을 우려했다.
<뉴욕타임스-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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