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 미국의 대선후보인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시작된 오바마의 중동.유럽순방에는 ABC 방송 등 공중파 3사 앵커들을 포함해 매머드 취재진이 따라붙어 오바마의 일거수일투족을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다.
21일 오후 워싱턴포스트 인터넷 홈페이지의 톱뉴스는 `오바마, 이라크 총리와 면담’이었고, 뉴욕타임스 홈페이지도 두 번째 뉴스로 같은 소식을 전했다.
앞서 주요 일간지와 방송들은 휴일인 20일 오바마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면담하고, 아프간 주둔미군과 아침식사를 함께 했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이에 반해 매케인에 대한 취재 열기는 좀처럼 달궈지지 않고 있다. 최근 매케인 동정을 보도한 내용중 그나마 인상에 남는 뉴스는 `비아그라’와 관련된 가십성 보도였다는 냉소적 지적도 있다.
남성용 비아그라에는 혜택을 주는 건강보험 상품이 많은데 여성 피임기구에 대해서는 그런 헤택이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매케인이 그런 이슈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답변을 피했다는 게 주요 방송뉴스 등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것.
평소 솔직담백한 답변을 하기로 유명한 매케인이 유독 이 문제는 비켜갔다는 게 `뉴스’가 됐으니 매케인으로서도 답답한 일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설사 매케인이 보도를 타는 경우에도 오바마와 비교돼 `조연 역할’을 하는 일이 잦다. 21일 오전 선거자금 모금과 관련해 오바마가 6월 마지막 날 하루 동안 매케인의 한 달 모금액을 초과하는 2천500만달러를 끌어모았다는 소식은 대표적인 사례다.
설상가상으로 오후에는 매케인이 뉴욕타임스(NYT)에 이라크 철군문제와 관련해 오바마를 공격하는 기고문을 보냈다가 `퇴짜’를 당했다는 얘기까지 공개됐다.
NYT는 지난주 이라크 철군의 당위성을 주장한 오바마의 기고는 실었으나, 에세이 형식의 매케인의 기고는 정중히 사양한 것.
NYT측은 오바마의 글은 매케인 (주장을) 거론하면서도 자신의 계획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만약 매케인의 글이 오바마와 비슷했다면 얼마나 멋졌겠느냐고 밝혀 매케인의 기고가 오바마 공격에만 초점을 맞춘 게 직접적인 게재거부 이유가 됐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여론조사관련 온라인 매체인 `라스무센리포트’가 지난 19일 미 전역의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 유권자의 절반에 가까운 49%가 언론들이 오바마의 당선을 돕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이 매케인을 돕고 있다고 본 의견은 14%에 불과해 언론의 오바마 쏠림현상을 유권자들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매케인이 40% 이상의 여론지지를 꾸준히 이어가면서 오바마를 `역전우승’의 사정권 안에 묶어두고 있는 것은 언론 노출이 반드시 득(得)이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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