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상파울루=연합뉴스) 류종권 김재순 특파원 = 미국-멕시코 국경지대인 멕시코의 레이노사에서 한국인 5명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중남미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납치사건에 대한 관심이 또 다시 높아지고 있다.
멕시코는 세계에서 납치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멕시코의 한 시민단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상반기 중 멕시코에서 발생한 납치사건은 194건을 기록해 콜롬비아(172건)와 브라질(169건)을 제쳤다.
이에 앞서 유엔 경제사회위원회가 2003년 발표한 자료에서는 2002년 중 멕시코에서 모두 464건의 납치사건이 발생해 콜롬비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납치사건이 전체적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멕시코에는 여전히 ‘납치 대국’이라는 오명이 따르고 있다.
중남미에서 납치사건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중남미=치안부재’라는 등식을 떠올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마존 지역의 경우는 각국 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으면서 납치사건 무방비 상태에 빠져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지난 3월 아마존 접경지역 5곳에 대해 심층취재를 통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각종 범죄조직들이 수시로 국경을 넘나들며 상인과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가 하면 자신들의 뜻에 따르지 않을 경우 납치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등 일부 국가의 무장조직과 마약.총기 밀매조직까지 활개치면서 아마존 지역은 말 그대로 무정부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신변 보호를 내세워 ‘통행세’ ‘전쟁지원세’ 등을 징수하면서 사실상의 정부 행세를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860㎞ 떨어진 접경도시 과스두알리토의 경우 세력다툼을 통해 이 지역을 장악하는 범죄조직들이 바뀔 때마다 모든 주민들에게 ‘세금납부 통지서’가 날아들고 있다. 세금을 내지 않을 경우 납치.살해 위협을 가하는 것은 물론이다.
브라질의 경우는 최근 경제사정이 좋아지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으나 보안장비 산업이 성장세를 계속하고 있고, 부유층을 중심으로 방탄차량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은 납치사건에 대한 공포감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인들이 교통편으로 헬기를 선호했다. 고급 승용차를 노리는 납치사건이 빈발하면서 자구책으로 헬기를 이용한 것이다.
중남미 지역에서 납치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정부의 치안능력 부족 외에도 경찰과 범죄조직 결탁해 납치를 돕는 등의 부패가 만연돼 있다는 점도 원인이 되고 있다.
중남미에서는 납치가 마약.총기 밀매, 예술품 절도와 함께 가장 쉽고 빠르게 거액의 돈을 챙길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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