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지역에 소재한 식품 구호기관들은 경기 침체가 저소득층 뿐만 아니라 중산층과 일부 상류층에게 까지 타격을 입히면서 올 여름 무료식품에 대한 수요가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밝힌다. “지금까지 내가 본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긴급 식품구호를 요청하고 있는 것 같다”고 35년 역사를 가진 LA지역 푸드뱅크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대런 호프맨을 말했다. “연 7만5,000달러 이상을 벌던 사람들이 생애 처음으로 푸드뱅크를 찾아오는 것을 보게 된다. 이들은 모기지 페이먼트를 하는데 은퇴 자금과 저축을 다 사용해 버려 이곳을 찾는 것”이라고 호프맨은 덧붙였다. 매년 900개에 달하는 종교기관 및 비영리 단체들을 통해 67만명에게 무료 식품을 제공하는 LA 푸드뱅크에 도움을 요청하는 수요가 올 여름 80% 폭등하고 있다.
저소득층 구호는 옛말, 중산층까지 몰려
금융·연예산업 침체 밸리 지역 특히 붐벼
수요 늘고 지원 줄어 관련기관들 딜레마
주택가격 폭락에 더 해 금융과 연예산업에서의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 실직사태는 특히 샌퍼난도 밸리 지역에 심각한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추세는 청소와 웨이터 등 일자리의 감소를 의미한다. 밸리 지역에서는 특히 금융 분야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는데 이는 칼라바사스에 본부를 둔 전국 최대 규모의 모기지 금융회사인 컨트리와이드의 부실로 20% 이상의 직원들이 감원되면서 특히 심화됐다.
소바(SOVA) 유대인 패밀리 서비스의 디렉터인 조앤 미더스는 “과거 같으면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을 사람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관은 밴 너이스 등 3개 지역에서 식품배급소를 운영하고 있다. 금년 6월 이 기관이 서비스를 제공한 사람은 총 5,6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으며 2006년에 비해서는 46%나 증가했다.
북도 밸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멘드(MEND, Meet Each Need with Dignity)도 그런 구호 기관의 하나. 멘드 앞에서 구호품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던 테레시타 구즈만은 3명의 아들에게먹일 우유를 받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파코이마에 사는 39세의 그녀는 “아이들에게 아빠가 임금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고 통역을 통해 말했다. 건설노동자인 그녀의 남편이 일자리를 찾기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고정 봉급에 의존하는 생활이 불가능하게 됐다. 한달 1,300달러정도 되는 수입 중 절반은 렌트로 나가고 개스비와 식품값은 폭등하는 경제상황은 그녀 가족에게 원투펀치가 돼 금년 봄 처음으로 이곳을 찾게 됐다.
밸리에서 가장 큰 구호기관인 멘드는 매달 약 4만6,200명을 돕고 있다. 금년 들어서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26%나 늘었다. “밸리 하면 중산층 지역 혹은 LA에서 부자동네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이곳 곳곳에는 빈곤이 숨어 있다”고 멘드의 책임자인 매리앤 하버 힐은 밝혔다.
최근 통계를 보면 225평방마일에 달하는 밸리 지역 전 소득계층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밸리의 대표적 산업이라 할 수있는 금융과 연예 산업 부진으로 지난 5월 밸리지역 실업수당 신청은 4년래 최고를 기록했다고 칼스테이트 노스리지의 ‘샌퍼난도 밸리 경제 연구소’는 밝혔다. 이 지역 식품구호 기관 관계자들은 은퇴자금과 저축, 그리고 차까지 날린 후 이 기관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요가 급증하는데 남가주 지역 구호기관들에 대한 식품 도네이션은 사상 최저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구호기관들은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고 있다. 모든 이들을 먹이기 위해 가정 당 구호물량을 줄여야 하는가 이다. “우리의 자금 사정 때문에 제공하는 양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웨스트 밸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18개 식품구호소의 연합체인 ‘샌퍼 난도 밸리 인터페이스 카운슬’의 캠브리아 스미스 회장은 고충을 털어놓았다.
식품 구호기관 책임자들은 시리얼을 비롯, 물품이 달리는 품목은 가족에게 먼저 제공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독신자들에게는 나눠 줄 것이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럴 경우 사정이 좀 더 나은 인근 구호기관으로 보내기도 하고 한 달에 한 번으로 방문 회수를 제한하기도 한다.
멘드의 푸드뱅크 디렉터인 지나 미라벨라는 자원봉사자들이 어떤 날은 하루 수 시간씩 전화에 매달려 식품제조업체들과 마켓에 도네이션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얼 박스에 적혀 있는 톨프리 번호와 캐나다 아울렛들에까지 전화를 걸어 LA지역으로의 도네이션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더 많은 가게들, 더 많은 업자들, 더 많은 회사들을 커버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업무 하중이 이곳에서 일한 20년 가운데 가장 많은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시리얼과 숩, 그리고 깡통에 든 고기가 특히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연방정부 갈수록 ‘짠손’잉여식품 제공 대폭 줄여
연방정부의 구호 삭감은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금세기 초 연방정부는 구호기관들에 대한 잉여식품 제공을 3분의2나 대폭 삭감했다. 2002년 LA 푸드뱅크에는 총 4,200만파운드의 그로서리가 제공됐으며 이 가운데 60%는 연방농무부가 준 것이었다. 그런데 2007년에는 제공량이 3,500만파운드로 줄어들었으며 연방정부 제공분은 25%에 불과했다.
수퍼마켓들도 인색해지기는 마찬가지. 유통기한 직전까지 팔던 식품들을 줄이고 포장에 상처 난 제품들은 할인 아울렛에 넘기면서 도네이션을 줄이고 있다. 그로서리제공이 감소하면서 구호기관들은 분유 같은 제품을 구입하기 위한 기금 모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헌데 이런 제품들의 가격은 현재 18년래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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