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9가+루선으로 이전
자수·바느질 클래스 계속
향기가 없어도 향기나는 집 ‘무향거’(대표 김봉화)가 이전했다.
지난 2년간 멜로즈 인근 라브레아 길에 위치해 있던 무향거는 이달 초 한인타운에서 좀 더 가까운 9가 인근 루선 길의 아담한 주택으로 자리를 옮겼다.
따라서 언제고 들러 아기자기한 바느질과 전각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었던 전시관은 없어졌지만 새로 마련한 작업 스튜디오에서 각종 클래스는 계속할 예정이다.
유명한 ‘핑크 핫덕’ 옆에 위치해 있어 라브레아 길을 지날 때마다 그 간판만 보아도 친근하게 느껴졌던 공간이 갑자기 없어지자 평소 자주 들르지도 않았으면서 서운하기도 하고 조금 화가 나기도 한다. 무향거가 이전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렌트를 감당할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LA에서 유일무이한 한국 전통문화 공간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이 그만큼 적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LA 한인사회의 ‘보물’이라고 해도 좋을 김봉화·이성윤 부부는 한국의 미를 잘 알지 못하는 미주 한인들과 외국인들에게 우리 것을 알리고 가르치는 일을 오랫동안 꾸준히 조용하게 해왔다.
그래서 한인 커뮤니티보다는 오히려 LA시 문화국, 가주전통음악협회, LA민속공예박물관, 가주전통문화연합 등 타 커뮤니티의 문화기관들에 더 많이 알려지고 더 많이 인정받아왔다. 두 사람은 2006년 7월 ‘무향거’를 개관한 후 2년 동안 10여차례의 전시회를 여는 등 한국 전통문화의 꽃을 피워보고자 애를 썼지만 언제나 그렇듯 순수한 열정은 수지타산을 맞추기에 역부족이었다.
김봉화씨는 그래도 “갤러리는 없어졌지만 뜬금없이 들르던 방문객들 때문에 일을 손에 잡지 못하던 어려움이 없어졌고 스튜디오에서 작품과 클래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또 좋은 소식은 내년 여름 서울과 부산에서 초대전이 예정돼 있어 지금부터 부산 내음을 듬뿍 담은 작품에 열중하고 있다는 것.
한편 무향거는 전시공간은 없어졌지만 바느질(상보, 다보, 골무, 액자 등), 자수, 천연염 클래스는 목요일과 토요일 오전 11시에 열리고, 예약에 한해 민화, 다도, 꽃꽂이, 그리고 이성윤씨가 지도하는 전각과 판각 클래스도 개설할 예정이다.
주거공간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전처럼 오다가다 무작정 들르는 일은 좀 곤란하다. 꼭 방문하고 싶은 사람은 사전에 전화하는 예의를 갖춰야겠다.
주소는 908 S. Lucerne Bl. LA 90019(윌셔 이벨극장에서 두 길 남쪽)로, 집 앞에 ‘무향거’란 예쁜 푯말이 붙어있다.
(213)393-6747
<정숙희 기자>
우리문화 지킴이 이성윤·김봉화 부부는 새로 이전한 ‘무향거’에서 앞으로 더욱 작업에 열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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