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 밖 큰 표차로 마틴, 매킨타이어 후보에 뒤져
여론조사 우위불구, 정당·정치 기반 부재가 패인
한인사회에 ‘백의종군 봉사’ 다짐
미주 한인 역사상 최초로 주 단위 선거에 도전했던 워싱턴주 재무장관 손창묵(민주) 후보가 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비록 손 후보의 11월 본선거 도전은 좌절됐지만 그의 출마는 한인사회의 정치력을 신장하고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 후보는 19일 실시된 예비선거에서 투표자의 15% 지지를 받아 44%를 득표한 알렌 마틴(공화) 후보와 41%를 획득한 짐 매킨타이어(민주) 후보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정당에 상관없이 상위 득표자 2명을 본선에 진출시키는 ‘탑 2’ 선거방식에 따라 손 후보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11월4일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손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이날 저녁 8시부터 시애틀 다운타운 메이플라워 호텔에 개표 상황실을 마련하고 TV를 통해 중계되는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100여 한인 및 미국인 지지자들은 이날 상황실을 찾아 개표방송이 이뤄지기 전에는 손 후보의 예선 통과를 크게 기대하며 들뜬 분위기였다. 6월과 7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손 후보가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밤 9시부터 개표방송이 시작되면서 초반부터 두 후보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부인 손석주씨와 함께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손 후보는 실망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현실적으로 역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오후 10시10분 공식적으로 패배를 인정했다.
손 후보는 “인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정당에 따른 지지가 이처럼 확연하게 드러날 줄 미처 몰랐다”며 “정치와 정당 기반이 사실상 없었던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선거 전 실시된 여론조사와 실제 득표율이 이처럼 차이가 난 원인을 찾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손 후보는 “6개월의 선거 레이스 동안 한인사회가 보내 준 전폭적인 성원과 사랑이 너무나 고마웠고, 이제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를 전한다”며 “무엇보다 이번 결과에 대해 한인사회가 느낄 실망감에 대해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4년 뒤 재도전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손 후보는 “비록 선거에는 졌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한인사회에 선거참여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한인 차세대들이 정치에 진출할 경우 사용할 전략 및 자산을 확보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한인 젊은이들의 정계 진출을 비롯해 한인 경제력 향상 등 한인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봉사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한인이 주 단위 선거에 출마한 것 자체가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였으며, 당선을 위해 한인사회가 하나로 단결한 것만으로도 의의가 컸다”고 손 후보를 위로한 뒤 “이번 선거를 추후 한인 정치인 배출을 위한 교훈으로 삼자”고 결의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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