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안성기 씨가 워싱턴에서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통해 한국영화를 홍보했다.
안성기 씨는 28일 DC 스미소니언 박물관 동양문화 전시관인 프리어 갤러리에서 상영된 ‘인정사정 볼 것 없다(영어 명: Nowhere to Hide)’ 상영 후 관객과의 만남에서 “이렇게 대사가 없는 영화는 처음이었다”면서 “찍는 동안 따로 대사를 외울 필요가 없이 연기에만 전념할 수 있어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살인범으로 나온 안성기는 강력계 형사 역할을 맡은 박중훈과 대치하는 명장면을 보였으며 이 영화는 선덴스 영화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았다.
안 씨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힘들었던 점은 우 형사로 나온 박중훈은 비가 내리는 장면 내내 차를 타고 나를 쫓았지만 나는 자전거를 타고 도망가는 장면이라 한 사람은 천국, 한 사람은 지옥에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해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관객들은 강력계 형사로 나오는 박중훈의 조폭과 같은 말투에 웃음을 연발하며 영화를 감상했다.
“과거 한국 정부에서 장관직도 제의받았지만 한국 영화발전을 위해 고사한 것으로 안다”는 한 관객의 질문에 안 씨는 “그런 적도 있었지만 영화를 할 때 가장 즐거웠기 때문에 그러한 제의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영화가 국제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말부터라고 언급한 안 씨는 한국영화가 미국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동포들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안 씨는 “한국 영화가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국영화에 대한 신뢰도가 쌓여야 한다”면서 “이러한 신뢰도가 쌓이기 위해서는 완성도가 있는 한국영화가 미국에 많이 상영돼야 하고 한국영화가 많이 상영되기 위해서는 우선 동포들이 한국영화를 많이 사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 처음이라는 안 씨는 “지금까지 보스턴과 뉴욕은 수차례 방문할 기회가 있었지만 워싱턴을 방문하기는 처음”이라면서 “관객들이 한국영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줘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영화를 관람한 애덤 앨리스 씨는 “한국영화가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좀 더 쉽고 예측 가능한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오필라 씨는 “이 영화 내용은 미국 카툰 영화인 탐과 제리 같아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관객과의 만남에서 안 씨를 통역한 이향순 조지아대학교 비교문학과 교수는“안 씨는 지난 26일과 27일 뉴욕에 이어 28일과 29일 워싱턴에서 관객들과 만났으며 내달 4일부터 조지아대학에서 열리는 영화제에 참석, 자신의 작품과 한국영화를 소개한다”고 말했다. 29일에는 프리어 갤러리에서 ‘라디오 스타(Radio Star)’가 상영됐다.
이번 영화제는 국제교류재단과 조지아대학이 공동 후원하고 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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