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술은 인류의 적, 마셔서 없애자”
이렇게 목숨까지 걸고 마셔대는 대학생들 때문에 지난주 미국 내 115개 대학 총장들이 모여 음주연령을 21세에서 18세로 낮추자는 제안을 내놨다. 미들버리대학의 존 맥카델 총장은 학생들에게 음주허가증을 발행하자는 안건까지 내놓았다.
콜럼비아대학 부속 중독성 물질남용 연구소에 의하면 고교생 77%, 대학생 90%가 술을 마신 경험이 있고 그 중 60%는 만취 경험까지 있다. 또한, 매년 21세 미만 청소년 5,000명이 음주관련 사고, 즉, 교통사고, 강간, 폭력 등으로 사망한다.
음주연령을 낮추자는 총장들의 제안은, 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캠퍼스에서 사고를 치는 것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대학이 불법음주를 허용했다”는 이유로 소송 당하는 것만은 피하자는 것이다.
예전에 18세였던 음주연령은 1984년에 21세로 높아졌다. 청소년들에게 숨어서 몰래 술을 마시게 만들어 죄책감만 주는 역효과를 없애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다시 연령을 낮춘다고 음주문제가 없어질까. 비밀리에 술병을 찾는 청소년을 향한 금주령은 이미 임신경험이 있는 여학생에게 섹스하지 말라는 명령과 같다. 나이를 제한하며 시간 낭비를 하기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먼저, 청소년들이 술을 왜 마시는지를 알아야 한다. 중국 칭화대학 교수 쾅신니엔은 한국인의 메달급 음주량에 대해 “4개 국가 사이에 샌드위치된 지리적 위치가 역사적으로 한국인을 긴장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술이 필요했다”고 피력 한적이 있다.
한국인이 주변국가의 압력을 잊기 위해 술을 마취제로 사용한 것처럼, 청소년들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신을 잊기 위해 마신다. 그들에게는 “이 땅이 나로 하여금 술을 마시게 한다”는 핑계가 있다.
“인간은 저마다의 가능성을 가지고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노골적인 이기심으로 가득 찬 사회가 개인의 가능성과 자유를 억누르고 방해한다”는 루소의 주장을 들먹이며 자신의 음주이유를 사회로 책임전가 한다.
이런 청소년에게 금주령이 먹힐 턱이 없다. 그들이 핑계 삼는 ‘외부의 영향’을 극복하게 해야 한다.
루소를 핑계 삼았으니 루소를 통해 책임전가를 막아보자. “사회라고 불리는 무리를 만들어 모두 똑같이 돼버렸다”고 탄식한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외쳤다.
자연으로 돌아간 인간은 숲 속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타인, 대중, 사회의 의견에 신경을 끄고, 자연이 내린 자신의 취향과 이성에 따라 생활하는 사람이다. 즉, ‘계몽된 사람’은 외부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
18세가 되면, 이라크 전쟁 군인, 법원의 배심원, 또는 시의원도 될 수 있고, 결혼, 부동산 소유권도 법적으로 허용된다. 그런데 술은 못 마시게 하는 것이 문제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어른 뺨치는 청소년이 수두룩하고, 21세를 지나 41, 51, 61세가 되어도 무책임하게 마셔대는 어른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청소년들을 성인으로 인정해야 한다.
또한, 술의 성분, 부작용, 음주법을 학교와 가정에서 가르쳐 청소년들을 계몽해야 한다. 섹스 할 수 있는 나이를 법으로 정하지 않고 각자가 알아서 책임지게 한 것처럼 음주도 각 개인에게 맡겨야 한다.
종교, 마약, 섹스, 흡연, 그리고 음주에는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다. 이 땅에 존재하는 비참함을 잊기 위한 인간의 몸부림이다. 이것에 제한을 두는 것은 개인의 숨통을 죄는 일이다.
음주연령 제한을 없애고 대신, 자신의 한계를 아는 교육, 자신을 제어하는 훈련으로 대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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