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방침에 한인사회 반발…선수사회 LPGA결정 존중해야
LPGA가 ‘영어를 못하는 선수들의 출전 자격을 정지 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 미주 한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한인들은 “골프를 입으로 하느냐, 말 못하는 장애선수는 출전할 수 없느냐”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세탁업에 종사하는 데니 한(45)씨는 “스포츠 기량을 겨루는 대회의 출전 자격이 왜 언어 능력이 되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이는 명백한 인종차별적 행위이며 체육계의 문제를 넘어 한인사회와 소수민족들이 힘을 합쳐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LA등 한인변호사협회가 구성된 지역에서는 새 규정의 위법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이 규정이 인종과 피부색, 종교, 성별, 국적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다는 민권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스폰서 감소로 수익이 줄어든 협회가 영어로 딴지를 걸고 있다”면서 “원래 비인기 종목이었던 미국 여자 프로 골프 대회를 한국과 중국, 일본의 대기업들이 스폰하게 된 이유를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다문화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오만한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반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인 골프 선수들 사이에서는 새 규정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스크레스트 아카데미 오브 골프의 준함 코치는 “몇몇 프로 골퍼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봤지만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골퍼로서 기량 이외에 언어 능력을 문제 삼을 수 없지만 ‘프로’라면 영어 인터뷰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고 후원사 간부들과 골프 라운딩 정도를 뛸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중간입장을 취했다.
현재 LPGA 무대에서 풀시드를 뛰는 한국인 선수는 43명선. 미주 한인사회 출신이거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선수는 채 다섯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이 한국에서 곧바로 진출하다 보니 영어로 의사소통이 어렵다. 지난달 LPGA투어에서 우승한 오지영 양도 우승직후 수상소감을 묻는 질문에 통역을 대동해야 했다. 오 양은 프로 무대를 염두에 두고 애틀랜타 둘루스에 거주하며 1년여간 랭귀지 코스를 밟아왔지만 막상 카메라가 들이닥치니 말문이 막혔다며 아쉬움을 표현 했었다.
한국 선수들은 미국 무대에서 뛰려면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데 동의를 하고 있지만 이처럼 언어습득이 단 기간 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우려를 보이고 있다. 또 출전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심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회 자체가 영어로 진행되고 미국민들이 시청하는 TV로 중계되기 때문에 프로라면 언어소통은 할 수 있어야 된다는 이유를 들어 LPGA의 결정을 일부 존중하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LPGA규정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인들은 LPGA가 민간협회이기 때문에 사업규정을 둘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해 “이는 미국 남부지역에서 흑인 금지 식당이 존재했던 것과 같은 구닥 논리”라면서 “미국 언론들조차 이번 조치로 한국 선수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하는 상황에서 한인사회와 선수들이 힘을 뭉치지 못한다면 힘없는 소수계로 영원히 낙인 찍힐 것”이라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자고 주장하고 있다.
<황재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