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진출 1년여만에 마켓서 자취 감춰 “맛 비해 가격 너무 비싸”소비자 외면
지난해 6월 한인타운 한 마켓에서 열린 한국 쌀 시식회에서 어린이들이 한국 쌀로 지은 밥의 맛을 보고 있다.
고국에 대한 맛과 그리움을 자극하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 쌀이 남가주일원 한인 마켓에서 거의 자취를 감춤에 따라 추석을 앞두고 아쉬움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6월 중순 전북 철새도래지쌀이 미국에 처음 상륙한 이후 한국 쌀의 미국 진출이 러시를 이뤘으나 약 1년3개월 만에 한인 마켓에서 그 흔적이 사라졌다.
특히 한국 쌀 수입에 앞장섰던 한인식품업체들은 한국 쌀 수입을 주저하고 있어 남가주에서 한국 쌀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 처럼 한국 쌀이 남가주 한인 시장에서 맥없이 물러난 것은 가격이 너무 비쌌고 미국 쌀과 비교할 때 밥맛도 크게 뛰어나지 못해 한인들의 정서에만 의지,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플라자마켓에는 한 고객이 3주전 상품권을 갖고 와 여주 대왕님표쌀로 바꾸어 간 이후 한국 쌀은 한 봉지도 남지 않았다. 이 마켓의 케빈 박 매니저는 “한국 쌀의 가격이 너무 비쌌다”며 “현재 한국 쌀을 찾는 고객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갤러리아마켓 쌀 진열대에는 10kg짜리 서산 뜸부기쌀과 4kg짜리 서천 미감쾌청쌀 서너 봉지가 구석에 처박혀 처량한 모습을 보이는 등 한국 쌀은 한국마켓에서 실종 상태다.
해태글로벌은 지난해 6월 철새도래지쌀 52톤을 가져와 한국 쌀 미국 진출의 물꼬를 텄으며 이후 해태글로벌 외에도 퍼시픽자이언트, 왕글로벌넷 등 LA 한인식품업체들이 한국 쌀 수입에 동참, 서너 차례에 걸쳐 한국에서 수입해 온 쌀의 양은 200톤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철새도래지, 수퍼오닝, 하동포구, 황토, 대왕님, 미감쾌청, 오대미, 뜸부기 등 다양한 브랜드의 쌀을 수입, 한국 쌀은 미국에서 춘추 전국 시대를 맞기도 했다. 한국 쌀은 한인 마켓에서 3kg, 4kg, 10kg 등 여러 봉지에 담겨 판매됐으며 가격은 일례로 수퍼오닝쌀 4kg짜리 한 봉지가 19달러99센트, 철새도래지쌀 10kg짜리 한 봉지가 34달러99센트에 판매되는 등 처음부터 다소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다.
왕글로벌넷의 김희곤 본부장은 “앞으로 한국 쌀을 미국으로 수입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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