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 거리 ‘로데오 알라딘 서점’을 찾은 독자들이 책을 고르고 있다.
‘시크릿’등 경제서적·자기계발서 큰 인기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여름에 비해 서점을 찾는 한인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위기를 기회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듯, 최근 미국 경기침체를 자기발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한인이 많다. 남가주 한인들은 책 구입 때 ‘자기계발서와 경제관련 서적’에 관심을 두고 있다. 남가주를 중심으로 미주에서 모두 6개 서점을 운영 중인 알라딘(www.aladdinus.com)의 정건수 이사는 “책 판매량의 변화는 없으나 ‘시크릿(론다 번 저), 나쁜 사마리아인(장하준 저)’ 등 경제관련 서적들이 많이 나가고 있다”며 “일반인이 읽기에 내용이 다소 어려운 경제서적에도 많이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일수록 책 구입에도 열심이다. 북마트 집계에 따르면 미국 경제 전망을 다룬 ‘미국 경제의 종말이 시작됐다’(마쓰후즈 타미스케)는 3번이나 매진됐다. 북마트 김진호 과장은 “직장인·중장년 층은 책을 사러 오는 반면,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나 젊은 층은 환율 영향 때문인지 영어 관련 서적을 제외하고는 책을 좀처럼 구입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어학연수를 온 이지혜(21)양은 “대학 졸업을 앞 둔 친구들은 취업, 진로를 많이 걱정한다”며 “자신이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경험이 담긴 자기계발서만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팍팍해진 경제를 반영하듯 삶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에세이집도 인기다. 췌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다 간 고(故) 랜디 포시 교수가 남긴 이야기집 ‘마지막 강의’는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서점을 찾은 부동산 에이전트인 윤 김씨는 “주변에 비즈니스를 운영 하는 한인들이 많이 어려워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타인의 삶을 통해 희망과 긍정의 힘을 얻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함영철(60대) 씨는 “인생을 살다보면 힘들 때도 있고 앞이 안 보일 때도 있다. 마음까지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한다”며 책을 찾게 되는 심정을 밝혔다.
자기계발서와 경제서적은 인기지만 인문, 교양, 철학은 상대적으로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정음사 마크 최 대표는 “책을 두 권 이상씩 사던 독자도 한 권만 사려고 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며 “아무래도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녀교육을 위한 학습서와 한글서적은 꾸준한 판매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형재 기자>
carpe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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